아파트촌 가로수,
어둠을 깨치는 매미 울음소리
탄천 지하도의 클래식 음률
잠결 꿈결처럼 흐르는 탄천
달과 작별하고 해를 맞는
달맞이꽃
양털 구름 물들인 아침노을
깨알 점박이 주홍빛 참나리
꾹 꾹, 기침하는 비둘기
뛰고 걷는 사람들
씽씽 지나는 라이더
물질하는 오리 떼
저 멀리 솟아 있는 엘 타워
모시교 아래로 몰려드는 물고기 떼
수줍어 자리를 옮기는 해오라기
깡충깡충 뛰는 까치
해를 기다리는 달맞이꽃
다시 마주친 머리띠 그 여사
정해진 시각에 떠오른 태양
묘목에 희망의 물을 뿌리는
'드림농장' 농부
능소화가 만개한 담장
가지런히 자란 묘목들
'하나농장'의 짖지 않는 진돗개
전봇대 위 까치 한쌍
보도 위에 한 폭 추상화를 그린
호스 누수(漏水)
졸졸졸, 시흥천의 물소리
고개 너머, 샘골마을
아카시 고목을 두드리는 딱따구리
구름과 유희하는 태양
아스팔트 갈라진 틈을 비집고
나온 잡초
불청객과 눈맞춤하는 견공
늦은 시각 쉰 목소리로 회를 치는
사송동 장탉들
파란불을 기다리며 비싼
세금을 연기로 토해내는
건널목의 스모커
다시 다가선 탄천 —
온갖 세상사 씻겨 내린
물,
그 비릿한 내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