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주식도 해본 적 없고, 채권이나 금 같은 자산도 전혀 몰랐습니다. 그저 열심히 일하고, 성실히 저축하는 게 전부였죠. 그런데 은퇴가 가까워지니 돈을 어떻게 굴려야 할지 고민이 생기더군요. 인플레이션이라는 놈은 가만히 둬도 제 돈의 가치를 갉아먹는다고 하고, 은행 예금으로는 답이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유튜브, 책, 강의, 인터넷 카페까지 파고들었죠. 하지만 결론은 명확했습니다.
“내 머리로 투자하는 건 내 인생의 천명이 아니다.”
아무리 공부를 해봐도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 전업 투자자들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걸 인정했습니다. 오히려 내가 공부한다고 착각하는 사이, 엉뚱한 종목에 손을 대고 돈을 잃을 확률이 더 높겠죠. 그래서 저는 스스로 판단을 내려야 하는 “직접 투자”는 포기했습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으니, 믿을 만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로 했습니다. 그게 바로 Fidelity라는 투자회사의 상담사였습니다.
상담사에게 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지금 가진 자산, 앞으로 얼마나 저축할 수 있는지, 은퇴 후 돈을 어떻게 쓰고 싶은지까지요. 그러자 권유한 것이 바로 S&P 500 인덱스 펀드였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그것도 뭔지 몰랐습니다. 인덱스 펀드가 뭔지, ETF랑 뭐가 다른지 하나하나 공부했죠. 결론은 명확했습니다.
“내가 주가를 맞추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그렇다면 미국 경제 전체에 투자하는 게 최선이다.”
S&P 500 인덱스 펀드는 미국을 대표하는 500대 기업에 골고루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개별 기업의 성패에 일희일비할 필요도 없고,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가 성장하면 내 돈도 자연스럽게 불어납니다.
저는 은퇴 자금 마련을 위해 세 가지 계좌에 나누어 투자하고 있습니다.
Fidelity S&P 500 인덱스 펀드 (브로커리지 계좌)
Roth IRA (세금혜택형 은퇴계좌)
457B (직장 은퇴연금계좌)
이 세 개는 이름은 달라도 결국 같은 시장에 투자하고 있기에 비슷하게 움직입니다. 주가가 오르면 세 계좌 모두 수익이 나고, 떨어지면 같이 빠지죠. 하지만 그 변동성에 일희일비하지 않습니다.
상승이다 하락이다 뉴스에 주가가 나오면, “주가가 오르면 내 돈도 오르는구나. 내리면 내 돈도 내려가는구나.” 그냥 그렇게 담담하게 받아들입니다.
주가 차트를 보면 몇 년은 조금씩 오르다가도, 어느 해는 갑자기 크게 떨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팔고 사고를 반복하는 건 오히려 독이 됩니다. 저는 업&다운은 당연한 일이라 여기고 기다리는 쪽을 택했습니다.
“언제 팔까, 언제 살까” 고민하는 대신, 그냥 계속 가지고 가는 겁니다. 그게 제 투자 철학이자, 마음이 편한 방법입니다.
저는 제 머리로 투자하는 걸 포기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한 셈입니다. Fidelity의 도움을 받고 미국 경제 전체에 투자하는 인덱스 펀드를 골랐고, 은퇴 후에도 큰 무리 없이 자산을 관리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돈을 번다는 건 결국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 안에서, 내게 맞는 방법으로 해야 하는 일입니다.
저는 지금 이 방법이 가장 저다운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후회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