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자랑스럽게 만드는 방법

by 라온재


우리는 때때로 외부의 인정을 통해 자신을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다. 누군가로부터 칭찬을 들었을 때, 사회적으로 어떤 지위를 얻었을 때, 또는 목표를 성취했을 때 순간적으로 자긍심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진정한 자랑스러움은 그러한 외부의 시선에 의해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훨씬 더 깊은 곳, 나 스스로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비롯된다.


철학자 흄은 자긍심을 자신이 자신에게 긍정적인 판단을 내리는 감정이라고 정의했다. 니체는 이를 인간을 창조적으로 만드는 긍정의 힘이라고 보았다. 결국 나를 자랑스럽게 만드는 것은 외부의 보상이나 칭찬이 아니라, 내가 나를 정직하게 바라볼 수 있는가, 내가 내 삶의 선택에 책임을 질 수 있는가의 문제다.


스스로 자랑스러움을 느끼기 위해 필요한 첫 번째 조건은 자기 선택의 누적이다. 실존주의자 장 폴 사르트르는 인간은 존재한 후에 본질이 형성된다고 말한다. 타고난 본질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내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선택하고, 왜 선택했는지를 스스로 설명할 수 있을 때, 그리고 그 결과를 피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을 긍정할 수 있다.


두 번째 조건은 고통을 감내한 기억이다. 자랑스러움은 평탄한 길에서 쉽게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힘들었던 순간, 참아야 했던 시간, 혼자서 견뎌냈던 기억들이 우리 자신에 대한 존중을 만든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고결한 자긍심은 내면의 갈등을 이겨낸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했다. 외부로부터 칭찬받지 않아도,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알고 있다면 된다. 나는 그때 도망가지 않았고, 끝까지 해냈으며, 후회하지 않을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나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다.


세 번째는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나의 역할이다. 우리는 고립된 존재가 아니다. 마르틴 부버는 나는 너라는 관계 속에서만 나가 된다고 말했다. 가족, 친구, 동료, 사회 안에서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존재해왔는지는 우리 자신에 대한 인식에 큰 영향을 준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던 순간, 내가 타인의 삶에 의미 있는 흔적을 남겼던 기억은 매우 강력한 자긍심의 원천이 된다. 자기만족이나 개인적 성공도 중요하지만, 타인과의 연결 속에서 내가 기여한 바를 자각하는 것, 그것이 더 깊은 자랑스러움을 만든다.


결국 나를 자랑스럽게 만드는 방법은 결과에 달려 있지 않다. 그것은 과정에 있다. 선택하고, 감내하고, 책임지고, 관계 맺고, 끊임없이 성찰하며 살아가는 삶. 그 삶을 후회 없이 살아가는 태도에 있다. 누구의 인정을 받지 않아도, 마지막 순간의 나 자신에게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가. 나는 나의 선택을 존중하며 살아왔는가. 그런 삶이야말로 가장 자랑스러운 삶이다. 그리고 그런 삶을 살아가려는 의지와 준비, 바로 그 태도 자체가 이미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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