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에게 바세린을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했을 것이다.
용변을 처리한 후, 화장지에 묻어나는 붉은 흔적.
깜짝 놀라 손을 멈추게 되는 그 순간.
대개는 심각한 병이 아니고, 단지 피부가 살짝 찢어졌거나 자극을 받은 경우다. 그러나 그 사소한 상처가 일상에 은근한 불편을 만든다. 앉을 때 찌릿, 걷다가 스치면 따끔. 속옷이 닿을 때조차 아려온다.
그러다 우연히, 나는 작은 방법 하나를 발견했다.
화장지에 바세린을 살짝 바르는 것.
어느 날, 배변 후 통증이 심했던 나는 고민 끝에 바세린을 꺼냈다. 평소엔 입술이나 팔꿈치에 쓰던 그 무색무취의 크림 같은, 왠지 모르게, 그 윤기 나는 질감이 피부를 감싸주면 조금은 덜 아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장지에 소량의 바세린을 묻힌 뒤, 조심스레 닦아냈다.
그리고 정말로 놀랐다.
아프지 않았다.
자극도, 따가움도, 그 불쾌한 마찰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날 이후 나는 필요할 때마다(?) 이 방법을 꾸준히 써봤고, 놀랍게도 작은 상처들의 회복이 눈에 띄게 빨라졌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것은 단지 나만의 ‘생활의 발견’이 아니었다.
의학적으로도 바세린은 피부에 보호막을 형성하고 수분을 유지시켜 상처 회복을 돕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영유아의 기저귀 발진에도, 치핵이나 항문열상에도 병원에서 바세린을 권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각해보면, 우리 몸에서 가장 민감하면서도 종종 무시당하는 부위가 바로 엉덩이 주변의 피부다. 말도 못하고 드러내기도 민망한 곳이기에, 상처를 입어도 참고 넘어가기 일쑤다.
하지만 그 작은 통증 하나가 일상의 편안함을 얼마나 크게 흔드는지, 겪어본 사람은 안다.
우리는 자주 얼굴에 바르고, 손등에 바르고, 입술에 바세린을 바른다.
그러나 때때로, 엉덩이에게도 바세린이 필요하다.
부끄럽지 않게, 오히려 따뜻한 보살핌의 한 형태로.
오늘도 당신의 몸이 당신의 삶을 충실히 지탱해주고 있다.
그러니 잊지 말자. 작고 소중한 피부 하나도, 때로는 바세린 한 번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PS: 대장 내시경 하루전 준비할때 꼭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