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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게

살기 위한 몸부림

by La plage

살면서 진심으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은 적이 있는가.


모든 사람이 한번쯤은 그런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런 생각을 해본 사람이 별난 사람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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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인생에 업다운이 있듯이 정말 사는 게 너무 버거워서 발버둥 치다가 그냥 수면 밑으로 가라앉고 싶었던 적이 제법 있다. 그럴 때 정말 단 하나의 저 깊은 곳에 있는 이성이 용케 나를 붙잡았던 것 같은데, 오히려 그 이성으로 나는 더 힘들었던 것은 아닐까 회상해보곤 한다.


“언제까지 발악해야 하지”

“나는 살고 싶었을 뿐인데, 이젠 모르겠어”

결국 다 합치면 비관적인 생각으로 치부될 그런 감정들, 나는 용케 극복한 걸까? 속은 아직 곪아있어서 사실 잘 모르겠다.

수시로 드는 이 생각들을 앞으로도 감내해 가며 힘들지만 그렇더라도 “숨 쉬는 법”부터 다시 시작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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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죽고 싶은 생각이 든다는 것은 알고 보면 삶에 그만큼 진심이었기 때문에 느끼는 감정이래”


무던한 일상에서 살고 싶다는 발버둥을 치며 가라앉아 버린 끝에 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시간들을 보내고 나니, 다시금 그 말이 떠오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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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진심이었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알고 보니 나 또한 아마도 꽤나 진심으로 살아있는 한 명의 인간이고 싶었나 보다.


여전히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혀도, 순간만을 살던 내가 하루라는 단위로 시간이 확장되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며 그냥 또 하루를 아등바등 살아가보려 한다.


언젠간 하루하루가 순식간에 흘러가는 시기가 오겠지.


2024년 여름의 어느 날 촬영한 쌍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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