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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너를 쓰게 합니다.

아들 둘 맘 [3]

by 반드시

저는 아이들에게 저녁 먹고 씻고 자기 전에 플래너를 쓰게 합니다.

잘 한 날은 동그라미를 크게 쳐주면 아주 좋아했거든요. 그전에는 좋아하는 그림을 그려 책을 읽을 때마다 동그라미 스티커를 붙여 주고 보상으로 원하는 영화를 보거나 아이스크림을 먹거나 아이들이 원하는 보상을 해 주었던 것이 이어져 이제는 플래너를 쓰게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너무 무리하게 시간까지 플래닝을 하게 했는지 플래너 쓰는 일을 힘들어하고 드디어 어제는 1호가 근데 이렇게 까지 써야 해요? 하며 반문을 했습니다. 플래너를 쓰는 이유를 모른 채 엄마 등쌀에 밀려 쓰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그래서 다시 예전처럼 해야 할 일만 적고 지워가는 형태로 바꿔야겠습니다. 중요한 건 매일 플래너를 쓰고 나를 돌아보는 일을 하루의 습관으로 가져가서 일생을 나의 하루를 계획하고 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니까요.

돈 들이지 않고 엄마의 절대적인 성실함만으로 만들어 줄 인생의 좋은 습관 하나 챙겨 가는 거 의미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플래너를 쓰면 좋은 점은

첫째, 놓치는 일이 적어지고 부지런해집니다.

기억에만 의지하고 살면 자잘하지만 중요한 일을 놓칩니다. 그래서 놓치는 일 없이 챙겨가기 위해 플래너를 씁니다. 하나하나 완료하는 맛에 계획에 있는 일을 모두 마치고자 조금은 분주하게 움직이게 되지요.

둘째, 성취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내가 오늘 한일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며 저녁마다 성취감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동시에 아!! 내가 이걸 왜 하지 않았지 하는 반성도 생기며 나의 하루를 돌아보며 보완해야 할 일을 찾아 조금씩 메꾸게 됩니다. 이런 작업들을 통해 작은 성취감을 쌓아가게 됩니다.

셋째, 계획하고 반성하는 좋은 습관은 더 좋은 습관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플래너를 쓰다 보니 플래너를 해야 할 일을 적게 되면서 먹고 운동하고 한 일의 로그가 쌓이게 됩니다. 이를 통해 나의 신체도 돌아보게 되었고 자연스레 운동도 습관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의지가 생기게 됩니다. 이렇게 작고 소중한 습관들은 모이고 쌓여 나 스스로를 대견하게 여기게 되며 이렇게 조금씩 단단해지는 마음은 어떤 일도 담대하게 담아낼 수 있는 토양이 되어 갑니다. 또한 다른 좋은 습관으로 이어지기도 하고요.


아이의 삶에 우리가 평생 함께 해 줄 수는 없기 때문에 아이가 좋은 습관 하나를 더해 가는 것이 제가 해 줄 수 있는 미니멀 하지만 의미 있는 저만의 첫 번째 규칙입니다. 가능하면 고수하고자 하는 규칙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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