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백장 사명서

by 러브로라

백일백장 사명서




‘사명서’가 뭐지? 뭔가를 선언하는 건가?


내가 너무 겁을 먹고 어렵게 생각하는 건가?




평소 댓글 하나를 쓸 때도 심사숙고하는 나는


대중 앞에 공개하는 ‘쓰다’라는 행위를 할 때마다 이렇게 마음이 '쓰다'.


누군가 보는 글을 쓸 때마다 혼나는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였을까.


기억의 끈을 잡아당겨봐도 끝을 알 수 없는 기억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은 약도 없다. 어차피 약이 없으니 병을 고치는 대신 병과 함께 살아보려고 한다.




그래서 겁도 없이 백일백장 프로젝트에 신청서를 냈다.


도여사님은 ‘나랑 통화한다고 생각하고 적어봐’ 라며 처방전을 준다.


그래,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에게 쓰는 일기로 담담한 하루를 기록해보자.


너무 성의 없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들기도 했는데 다행히도 이정훈 대표님의 말씀에서 용기를 얻었다.







대표님은 일상 속의 소재를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고


그 메모를 토대로 씨앗을 심듯이 살을 붙여 가라고 말씀하셨다.


매일 뭘 써야 할지 고민하다 보면 일상의 내 경험에 집중하게 되고,


그 경험을 메모한 뒤 물을 주면 가지를 뻗고 잎이 나고 풍성한 나무로 자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평소에 메모장에 담아둔 씨앗을 많이 갖고 있을수록 든든하다고.




나도 한동안 일기 에세이를 쓸 때 이런 경험을 해봤다.


내 일상을 켜켜이 일기로 기록하겠다고 결심하고 하루를 들여다보니


나무의 질감, 조명의 밝기, 스쳐가는 노랫말 하나하나를 가까이 들여다보게 되고


그러면 그날은 하루를 3일 동안 산 것 같았다.




‘것 같았다’




그리고 대표님은 ‘것 같았다’라는 표현을 쓰면 쓸수록 삶이 희미해진다고 했다.


백일백장 프로젝트를 하는 100일 동안 내 삶을 선명하게 들여다보고


선명한 언어를 쓰면서 점점 선명한 사람이 되겠다.


이것이 백일 백장에 임하는 나의 '사명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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