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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토로 Apr 16. 2021

수입

샘플 3-19

샘플3이 늘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팩트'다. 잘해도 욕먹고 공격당하는 직업이다 보니 사실관계를 가지고 주장해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매우 동의한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그가 말하는 팩트가 과연 무엇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가장 큰 예로 <수입>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쓰레기와 관련된 이슈가 있다. 다른 지역에서 쓰레기를 들여오기도 하는데 그 행위를 샘플3은 늘 <수입>이라고 말하고 썼다. 

<수입>은 사전적인 의미로 "다른 나라로부터 상품이나 기술 따위를 국내로 사들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쓰레기를 다른 나라에서 가져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입>이라는 단어를 쓰면 외국에서 쓰레기를 들여오는 것으로 충분히 오해할만했다. 적절한 단어를 찾는다면 그냥 쉬운 말로는 '다른 곳에서 들여오다' 또는 '다른 곳에서 실어 들였다' 또는 '반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그는 <수입>을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었기에 그 부분에 대한 문제점을 이야기했다. <수입>이라는 말은 사전적 의미가 그러하니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말이다. 돌아온 답은 이랬다.


"사전적인 의미가 그렇다더라도 나는 <수입>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이렇게 표현하지 않으면 표현하는 방법이 없어."


샘플3이 말하는 팩트란 대체 무엇인 걸까?


대체할 수 있는 말들을 알려줬지만 결국 사용되지 않은 채 <수입>으로 쓰였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에 결국 한 기자가 내가 우려했던 것처럼 쓰레기가 외국에서 들어오는 것이냐고 질문했다. 내 얼굴은 홍당무보다도 빨개졌다. 샘플3은 아무렇지 않게 최고로 무식한 답변을 했다.

"그냥 그렇게 쉽게 표현한 것입니다."


샘플3은 성명서나 기자회견문을 쓸 때 '기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써야 한다고 했는데, 아마 그 말은 사전적인 의미가 명확한 언어가 아니라 '나만의 언어'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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