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사는 동안 적당히 자신의 욕망과 타협하는 법을 배우고 사람들과 함께 사는 법을 배웠더라면, 너무 앞만 보지 않고 주변을 살피며 달렸더라면, 그의 인생에 조금이라도 마음의 여유가 있었더라면, 그는 그렇게까지 분노하지 않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는 왜 그토록 끝없이 달리기만 해야 했을까? 한 번쯤 멈춰 설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았을까.
나중에 호스피스 실을 통해 그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12월의 어느 추운 겨울날 쓸쓸히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평온하게 떠났을지, 가족들의 외면 속에서 쓸쓸히 떠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지켜봐 왔던 그의 삶을 생각해보면 후자였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 소식을 들었을 때 내가 죽은 뒤에 혹시라도 그를 다시 만난다면 꼭 묻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