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땐 바로 가까이 피어 있는 꽃들도 그냥 지나칠 때가 많은데, 이쪽에서 먼저 눈길을 주지 않으면 꽃들은 자주 향기로 먼저 말을 건네 오곤 합니다. 내가 자주 오르내리는 우리 수녀원 언덕길의 천리향이 짙은 향기로 먼저 말을 건네 오기에 깜짝 놀라 달려가서 아는 체했습니다. "응, 그래 알았어. 미처 못 봐서 미안해. 올해도 같은 자리에 곱게 피어 주니 반갑고 고마워."라고.
좋은 냄새든, 역겨운 냄새든 사람들도 그 인품만큼의 향기를 풍깁니다. 많은 말이나 요란한 소리 없이 고요한 향기로 먼저 말을 건네 오는 꽃처럼 살 수 있다면, 이웃에게도 무거운 짐이 아닌 가벼운 향기를 전하며 한 세상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