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딸(이하 리라)의학교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산행 활동이 있었다. 그 시간이 참 좋았는지 목요일에 또 엄마랑 산에 가고 싶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일주일 동안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리라다.
유치원에 다닐 때는 하원 후에 엄마와 숲길에서 간식을 먹으며 놀다가 집으로 가곤 했었다. 집으로 가는 숲길 옆에는 작은 산도 있어서 집으로 가는 길에 종종 산에서 놀았더랬다.
그러다가 초등학교에 다니게 되면서부터는 동선이 달라져 전혀 그러지 못했더랬다. 그러던차에 뜻밖에 학교에서 하게 된 가족 산행은 리라에게 유치원 때 엄마와 함께 하원 후 놀던 추억을 떠올리는 단비였을지도 모른다.
나는 리라가 주문한 간식을 준비했다. 리라가 좋아하는 책 모양 도시락에 만두 쑥개떡 수박 군고구마 가득 채워서 돗자리를 챙겨 하교시간에 맞춰갔다. 뜻밖에 함께 할 친구도 만들어 나왔다.
올해 초등학교를 입학한 리라는 학기초 친구를잘 사귀지 못해힘들었다.
"엄마 나는 선생님한테 안 혼났다. 친구가 없어서 혼자 놀거든 그래서 혼날 일이 없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했더랬는데 친구까지 만들어서 나온 리라가 대견했다. 어쩐지 오늘은 간식을 두둑이 준비하고 싶더라니 리라가 텔레파시를 보낸듯하다.
준비도 못하고 산행을 함께한 친구는 일정이 있어 먼저 갔다."친구랑 하는 숲 체험도 좋지만 엄마랑 하는 숲 체험이 더 좋아" 말하는 리라와 나는 또 산놀이를 시작했다.좋아 싫어 좋아 싫어 놀이를 하자면서 리라가 나뭇잎을 따온다. 오랜만에 여유 있던 산놀이로 즐거운 리라 덕에 나도 덩달아 즐겁다. 매주 목요일은 산놀를하고 싶단다. 이제 우리는 목요일마다 도시락을 준비해서 산으로 소풍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