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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조성 강사 라라 Feb 26. 2020

05 자기 양육

첫째주 - 신뢰를 회복하기

 창조적인 삶을 만들어가는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이다. 주인공인 자신에 대한 사랑과 존중은 창조성 회복의 여정이 시작되는 필수 전제조건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하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어려워한다.


 자기 사랑을 조금 더 쉬운 말로 바꾸면 자기 양육이다. 아주 간단하게 당신에게 6살 아이를 양육하는 임무가 맡겨졌다고 생각해보자. 그 아이가 온전하게 자라게 하기 위해서는 신체적, 정서적, 정신적인 측면에서의 양육이 필요하다.      


 먼저, 신체적으로 잘 먹고 잘 입히고 잘 재워야 한다.

 나는 ‘나’라는 아이에게 제 때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는가? 귀찮아서 또는 바빠서 아무 음식이나 급하게 대충 먹이고 있지는 않은가? 좋은 잠자리에서 잘 재우고 있는가? 잠을 줄이고 카페인으로 피곤한 몸을 깨워가며 일하고 있지는 않은가?

 아기를 키우는 부모는 매일 날씨를 체크해서 아이에게 입힐 옷을 고른다. 나는 나에게 날씨에 맞게 편안한 옷을 입혀주고 있는가?


 어른이 되면서 갖는 책임 중 첫 번째는 바로 나의 ‘몸’이다. 부모님은 최선을 다해 나를 잘 먹이고 입히고 재우려 노력했다. 부모님의 역할은 성인이 되면서 이제 나에게 맡겨졌다. 내가 나의 보호자이다.      


 다음으로 정서적으로 돌봄이 필요하다. ‘나’라는 아이는 오늘 어떤 기분을 느끼는가? 직접 물어볼 수도 있고, 수시로 관찰할 수도 있다. 종종 자신의 감정을 잘 모르겠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어린아이들도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알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럴 땐 어른들이 아이의 표정이나 제스처 등 아이를 관찰하며 아이가 어떤 기분인지 알아보려 노력한다. 또 누군가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이 기분을 말해주지 않아도 늘 기분이 어떤지 살펴보고 배려해주려 노력한다.

 마찬가지로 내 기분이 어떤지 알 수 없다면, 더욱 주의 깊게 나의 표정과 행동을 관찰해보면 된다.        내가 돌보는 아이가 어떤 기분인지 관찰하듯,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어떤 표정인지 관찰하듯이 나 자신을 관찰하자. 관찰을 통해 알아낸 감정들을 이해해주고 배려해주자. 어떤 감정도 억압하거나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

 공감이나 위로가 필요하지는 않은가? 함께 기뻐해 줄 만한 일이 있는가? 감정적으로 너무 지쳐있지는 않은가? 그 감정들을 돌보기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있는가?     


 신체적, 정서적인 돌봄과 더불어 정신적인 돌봄도 필요하다. 단순히 지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 외에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걷는 것, 이전과 다른 생각을 해보는 것 등 적절한 정신적 활동의 제공이 필요하다. 뇌는 언제나 신선한 자극을 원한다. 요즘 나는 어떤 것에 흥미를 느끼는가? 내 삶에 어떤 신선하고 새로운 자극이 필요할까?


 신선한 자극과 동시에 뇌는 휴식도 필요하다.

 쉬는 시간도 없이 끊임없이 정보를 주입하고 있지는 않은가? 쉬어야 하는 시간에도 TV, 동영상이나 SNS 등을 보는 것으로 뇌가 쉬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해 뇌에게 휴식시간이 부족하지 않은가? 하루 중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는 시간은 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 모든 양육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전제는 나의 존재에 대한 존중이다.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밥을 챙겨줄 필요도, 다정하게 감정을 물어볼 이유도 없다.

 꽃을 존중할 때 꽃을 함부로 꺾지도 않고, 꽃에게 함부로 말하지도 않는다. 마찬가지로 나라는 존재를 존중하는 것, 즉 나에게 함부로 말하지 않고, 함부로 대하지 않는 인격적인 ‘존중’ 역시 자기 양육의 필수 요소이다.

 나는 나 자신을 얼만큼 존중하고 있는가? 다른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는 것과 똑같이 나 자신의 인격을 존중하고 있는가?         




 이렇게 자기 사랑과 자기 존중, 자기 양육은 연결되어 있다. 나를 존중하기에 양육하고 돌보는 것이 바로 자기 사랑이다. 그것도 아이들처럼 일정 기간 양육하면 끝나는 게 아니라, 평생에 거쳐 나를 돌보는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맙소사! 이렇게 많은 것들을 내가 나에게 챙겨주어야 한다고!’ 하며 너무 버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성인이 되었다면 나를 양육하는 것은 고스란히 나의 책임이다. 하기 싫다고 안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수도 없고, 대충 소홀히 할 수도 없다.


당신에게 우연히 아기가 맡겨졌다고 생각해보자. 한 번도 아기를 키워본 적 없었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잘 돌보려 애쓸 것이다. 아기를 키우는 방법을 전혀 몰라도 열심히 찾아보고 배울 것이다. 그런데 왜 나 자신은 그렇게 돌보는 것은 버겁고 귀찮은가? 왜 나 자신을 돌보는 방법들은 배우지 않는가?


삶을 살아가고 창조하는 시작은 바로 나 존재로부터이다. 내 존재를 돌보는 것이 귀찮은 사람의 삶에서 펼쳐질 것은 황무지뿐이다.

 반대로 나 자신을 존중하고 세심하게 양육하기 시작할 때, 비로소 자신만의 빛나는 보석들을 발견해가며 자신만의 향기로운 꽃을 피워내기 시작한다.


 자신에 대한 사랑 없이 우리는 삶의 어디에도 다다를 수 없다. 그러나 자신을 사랑하고 돌보기 시작할 때, 우리는 어디든 여행을 시작할 수 있고 무엇이든 창조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활동 :

 내가 나를 존중하지 않는 습관 세 가지를 적어보자. 가능하다면 그 습관대로 하고 있는 내 모습을 그려보자.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수록 나를 사랑하는 방향 전환은 확실해진다. 조금 수치스럽더라도 한번 직면해보자.      


- 그림을 보며 어떤 기분과 생각이 올라오는가?     


- 어떻게 하면 그림 속 나를 존중해주고 양육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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