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창조성 강사 라라
Jun 07. 2021
요며칠 내가 실행력이 떨어지는 가장 큰 원인을 절절하게 경험 중이다.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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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이다.
며칠전 집나간 체력은 돌아오지 않았고, 체력과 함께 집나간 판단력도 돌아올 줄 몰랐다.
그 와중에도 좀비같은 상태로 미룰 수 없는 일 몇가지를 처리했고,
오늘도 뭐라도 해보려고 낮부터 책상 앞에 앉아 있지만, 그냥 하루종일 오래 오래 앉아만 있는 중이다. (이럴꺼면 그냥 맘편히 쉬기라도 하지... 하는 후회는 언제나 세트상품)
이 정도로 무너진 상태면 30일 글쓰기 챌린지고 나발이고 그만두고 싶지만.
문득 세상에 나같은 사람도 적지 않을 꺼란 생각이 들어서 좀비같은 상태로 블로그를 열었다.
나는 나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인 약한 체력에 대해 잘 얘기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해시킬만큼 설명하기도 귀찮고, 말해봤자 제대로 이해받기도 어렵다.
그런데 나처럼 에너지 고갈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천골미정의 타입이 30%이고, 나처럼 태생적으로 초민감한 기질이 20%니까. 적어도 인류의 1/5은 나같이 체력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다.
세상에 나처럼 사는 사람들이 20%나 있다는 걸 생각하니, 나 뿐 아니라 그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말하고 싶다.
내가 꾸준히 해내지 못하는 이유는 의지력이 약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의지력, 정신력으로 죽도록 버티다가 진짜로 죽을 뻔 했었다.)
내가 꾸준히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가 바보같거나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체력이 수시로 방전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또 사람들이 '체력 관리 좀 하고, 운동 좀 하고 살라는 말을 한단 말이지. )
내가 체력이 자주 고갈되는 이유는 내가 체력관리를 잘 못해서가 아니다. (이 부분은 설명이 길어 패쓰. 암튼 나는 체력관리를 매우 엄격하게 하고 있다.)
결론은.
나는 게으르지 않다.
나는 이유없이 일을 미루지 않는다.
나는 정신력이 약하지도 않다.
나는.
단지.
타고난 체력이 부족할 뿐이다.
부디 나와 같은 20%의 사람들이. 자신이 게으르다고. 일을 미룬다고. 약속을 잘 못지킨다고. 의지력이 약하다고. 꾸준히 하지 못한다고.
내가 너무도 오랫동안 그랬던 것처럼 자책하고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약한 체력도 존중받아 마땅한, 타고난 고유함의 일부일 뿐이다.
혼미한 정신으로 여기까지 글을 쓰다니.
챌린지는 하루 더 성공했을지언정.
나 자신에게는 못할 짓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