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아침묵상

괜찮아, 다 괜찮아

day8

by 창조성 강사 라라

파이상담센터에서 내 노래 '괜찮아 다 괜찮아'를 배경음악으로 홍보영상을 만들었다. 덕분에 10년 전의 내 목소리를 오랜만에 다시 들으며, 온갖 기억이 소용돌이쳤다.


이 곡은 처음으로 내 목소리로 녹음해본 곡이어서 그 당시 만나는 사람마다 들려주곤 했었다. 잘 못하는 실력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너무도 하고 싶었던 노래를 불러봤다는 기쁨이 부끄러움을 압도했었더랬다.


...그렇다. 나는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다.

어릴 때 학교갔다 집에 오면 노래책의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장까지 다 노래해보곤 했고, 5학년 때는 동요대회에 나가겠다며 몇달동안 한곡만 맹렬히 연습하기도 했다. (그렇게 연습해놓고 왜인지는 모르지만 예선조차 나가지 않았다.)


그런데 평타 수준의 노래실력보다는 연주와 작곡실력이 더 좋았다. 본격적으로 음악이 업이 된 후에는 보컬전공자들의 실력에 주눅들어 아예 노래는 내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생각은 그렇게 하고 있는데, 나는 계속 나도 모르게 노래의 영역을 기웃거렸다. 공연할 때는 연주보다 코러스 연습에 더 열중하기도 했고, 무대 뒤에서 연주할 때마다 언젠가 나도 무대 앞에 서서 노래하고 싶다는 열망이 타오르곤 했다.


'나는 노래부를 실력이 안돼' 라는 생각에서 '그래도 해보고 싶어...'하는 마음을 인정하고, 정말로 노래를 부르는 용기를 내는데는 진짜 오랜 시간이 걸렸다. 돌아보니 참 신기하다. 음악에 대한 열정을 포기할 수 없어서 한순간도 음악을 놓지 못하다가 기어이 음악을 업으로 삼았으면서, 노래에 대해서는 실력이 안된다며 포기했었다니....


아뭏튼 이 곡을 시작으로 두번째로 '나와 우리의 이야기'를 녹음했고, 그 곡으로 무려 스페이스 공감에 출연하게 되었다. 그 다음부터는 친구 공연에서 게스트로 노래했고, 북촌뮤직페스티벌 초청공연도 했고, (지금도 창피해서 듣기 힘들어 하지만) EP음반도 만들었다.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노래하는 것이 부끄럽다. 너무 노래하고 싶은데 너무 부끄럽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 1순위가 토크콘서트인데, 여전히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것은 무섭다.


무섭지만 아마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다.

노래를 너무 하고 싶으니까 할 것이고.

예술은 잘하는 사람만 하는게 아니니까 할 것이고.

잘 못한다고 부끄러워하는 자기검열을 깨기 위해 계속 할 것이고.

무대 위에서 남의 시선 신경쓰지 않고 온전히 노래에만 몰입하는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할 것이고.

내가 마음으로 부르는 노래에 진심이 전달되는 아름다운 경험이 좋아서 또 할 것이다.


생각없이 쓰다보니 또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는 글을 써버렀네.

오늘 일기 끝.


파이상담센터 홍보 동영상은 요기에..

https://blog.naver.com/judyjoanna/222390927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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