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인 사람들이 보이는 가장 큰 공통점은 일 자체에서 재미와 즐거움을 느끼는 ‘내적 동기’가 매우 높은 것이다. 이들은 어려운 일에 도전하면서도 즐거움, 열정, 몰입 같은 긍정적 정서를 더 많이 경험한다. 그래서 이들은 불확실한 상황을 덜 두려워하고 모험과 위험을 기꺼이 감수한다.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영역을 넘어서는 ‘확장’에서 자유를 느끼고, 계속해서 한계를 뛰어넘으며 자신의 잠재된 능력을 발견해 간다.
창조적인 사람은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도 차이를 보인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자신에게 더 수용적이고 자신을 덜 통제한다.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볼지 크게 신경쓰지 않아서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숨김없이 표현한다. 자신을 과도하게 억제하지 않으니 어디서나 편하고 자유롭게 행동한다. 관계에서 자신을 보호하려고 애쓰느라에너지를 낭비하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창조적인 사람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어린아이 같다는 것이다.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갖추고도 여전히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배움을 좋아한다. 고정관념에서 자유롭고,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에 몰두한다. 이들은 60, 70대에도 정신적 능력이 이전과 같거나 오히려 향상되었으며, 전보다 일을 더 빨리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오히려 노년으로 갈수록 더 멋진 걸작을 탄생시키며 자신의 잠재력을 더 많이 발휘한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일을 사랑한다. 평범한 일상을 즐거움과 재미, 경이로움으로 채우며 축제로 만든다. 아이처럼 순수한 호기심으로 세상을 탐구하며, 고난을 두려워하지도 피하지도 않는다. 철학자 버트렌드 러셀은 “인간의 진정한 행복은 창조 충동을 계발하고 강화하는 데 있다”라고 말했다. 창조성에 귀를 기울이고 따라가는 사람들은 진정한 행복을 누리며 살아간다. 행복하고 싶다면 우리는 성공한 사람들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인 사람들이 삶을 대하는 태도에 주목해야 한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는 “21세기 국가의 경쟁력은 국민들이 얼마나 행복하고 기쁘고 즐거운가에 의해 결정된다.... 한국인에게 가장 큰 문제는 아름답고 행복하며 쾌적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다”라고 말한다. 노는 즐거움과 재미의 느낌을 알아야 더 적극적으로 그 느낌들을 추구할 수 있는데, 우리에겐 즐거움이나 재미를 누린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다. 내가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유롭게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거나 노는 것에 엄청난 죄책감을 느낀다. 뭐든 열심히 하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편안하고 즐겁게 노는 것은 너무나 어려워한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노동을 기계가 대체하면서 일은 더 이상 노동이 아닌 놀이의 개념에 가깝다. 새로운 시대에는 육체적 생존을 위한 ‘직업’이 아닌 정신적 생존을 위한 ‘일거리’가 필요하다. 나다움이 무기가 되는 새로운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려면 내가 관심 가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나의 행복에 전적으로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희생하며 행복을 미루는 것은 구시대적 낡은 사고방식일 뿐이다.
이제는 목표를 세울 때 ‘무엇을 성취할지’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내 안의 창조적 욕구를 따라 재밌고 즐겁게 놀면서 행복해질지’를 최우선으로 고민해야 한다. 종종 사람들은 나의 이런 주장이 너무 꿈같고 자신의 현실과 괴리감이 느껴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뜬구름 잡는 말들로 희망 고문을 하려는 게 아니다. 하루하루를 내가 즐겁고 재밌는 일에 집중해야 내 안에 잠재된 재능을 발견하고 개발할 수 있다. 내 안의 창조적 욕구에 귀 기울여야 나만의 독창성이 드러나며 최고의 경쟁력을 갖게 된다. 열심히 노력해야 성공하는 게 아니라 즐겁고 행복해야 성공한다. 이제는 낡은 성공 공식에서 벗어날 때이다.
심리학자 칙센트 미하이는 우리는 모두 보수적 성향과 개방적 성향을 갖고 있으며, 두 성향을 모두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기반을 지키려는 보수적 성향은 딱히 신경 쓰지 않아도 저절로 유지가 되는 반면, 새로운 모험을 즐기는 개방적 성향은 돌보지 않으면 금세 시들어버린다. 대부분의 사람이 개방적 성향을 의도적으로 돌보지 않아서 안전지대에만 머무는 보수적 성향만 갖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창조성의 시대다. 급격히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무엇보다 중요한 능력은 빠른 변화에 대처하는 유연성과 개방성이다. 생존에만 집중하는 보수적 성향만으로는 오히려 생존을 위협받을 뿐이다.
위기(Emergency)와 창발(Emergence)은 어원이 같다. 기존의 세계가 무너지는 위기는 새로운 창조의 시작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안전지대에 머물려고만 하는 사람에게는 지금의 변화가 그저 위기일 뿐이다. 위기를 창발로 바꾸기 위해 필요한 것은 ‘용기’다. 내 안의 개방적 성향에도 물을 주고 돌보겠다는 용기,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재밌게 놀겠다는 용기, 새로운 변화가 두려워도 도망치기보단 호기심을 갖고 경험해 보겠다는 용기가 필요하다. 창조성을 가꾸는 용기를 낼 때 우리는 변화에서 도태되거나 변화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참고 문헌 : <창의성의 발견> , <창의성의 즐거움> , <존재의 심리학>
인용문 출처 : <놀이 마르지 않는 창조의 샘> , <노는만큼 성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