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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돈 Jun 05. 2017

해탈을 통해 한 세대를 완결 짓다

I LUV IT - 싸이(PSY) (2017)

싸이의 8집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I LUV IT (2017)'은 6집의 '강남스타일 (2012)'에서부터 비롯된 그간의 성취를 모두 담아낸 결과물로 보인다. 어떤 결과물을 내놓더라도 유튜브의 조회수를 통해 하락세라는 오명을 감내해야 하는 그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코믹한 댄스, 셀럽으로 치장한 화려한 비디오, 한국적 요소와 해외 팬들을 겨냥한 서양적 요소)을 담아내는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 자기고백적인 타이틀곡으로 '원초적 본능'으로 요약되는 동어 반복의 피로를 한 끗 비켜간다. 이제 '안티까지 사랑으로 끌어안겠다'는 당당한 외침으로 모든 것을 해탈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노래하는 싸이. 비로소 그는 강남스타일의 후광을 한껏 짊어진 '젠틀맨 (2013)'이 품고 있던 번뇌에서 해탈한 듯 보인다. 그것이 '척'이든 아니든 간에, 'I LUV IT'은 이 이상 그의 음악이 진화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지 자못 궁금해지게 만드는 지점이 아닐까 싶다. 이번 8집의 성취로 인해 싸이표 음악의 한 세대가 완결되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면, 이는 그에게 또 다른 부담의 시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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