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 Ko Bop - EXO (2017)
그들의 시작점이었던 비비드한 컬러 콘셉트를 가장 확연히 드러낼 수 있었던 여름철 과일을 소재로 잡은 레드 벨벳에 이어, 엑소도 근래 트렌드로 자리 잡은 트로피컬 뮤직을 통해 각양각색의 색깔을 선연히 드러낸다. 흥겨운 레게의 리듬에 젊은 감각인 EDM을 수혈한 본 곡은 '으르렁' 이후로 대중과는 유리된 그들만의 리그에서 다시금 대중에게 한 발짝 다가가 눈요깃거리는 물론, 듣는 즐거움까지 끌어올렸다. 이것으로 보이밴드의 중흥기를 견인해야 하는 4집 정규 앨범 'THE WAR'는 안정과 쇄신의 두 마리 토끼를 보기 좋게 포획한 셈이다. 물론 작금의 트렌드에 빚을 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것이 '엑소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인가?'에 대한 물음은 잔존하지만, 몇 년 전 동방신기의 스윙 재즈곡 'Something'이 그러하였듯 마니아성에서 대중친화적으로 SMP의 외연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는 증거물로서는 손색이 없다. 무결점 K-POP 공화국을 꿈꾸는 SM의 공든 탑이 이제 조금씩, 대중 앞에서 모습을 드러내야 할 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