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돈 Feb 11. 2018

탄식

미세먼지가 심했던 어제

마스크를 쓰고 집을 나설 때


뜨거운 입김이 새어나와

안경을 부옇게 만들었던 순간


문득 너와도 같아서


내 숨을 갑갑하게 만드는

주인 없는 네 손틈으로


숨기지 못하고 불거져 나오는

감정의 흐름이

나를 부끄럽게 하는 순간과 꼭 같아


결국 사랑은

자기 좋으려고 하는 거라며

씁쓸히 말하던 나의 멘토처럼


나 역시 실상이라고 믿고팠던

믿음 그 자체를 사랑하려 애썼지


반면

나는 어떤 구실이 될진 몰라도

적어도 네 마음의 구심점은 아녔어


하지만 이제 와 무얼 어쩌겠어


앞으로 남은 햇수도

별 다를 게 없을


그저 스쳐 지나가는

하나의 배경인 나라면


왜 그렇게 애쓰며

구구절절 사랑받고 싶어서

마음을 횡(橫)하는 건데


지나고 보면

지나고 나면


지금의 기록은

과연 어떤 평가를 받을까


- 2017.11.1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