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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ru journey Oct 10. 2022

5 자연과 함께 사는 것

크럼핏을 한국으로

9/10 토


• 크럼핏

• 노팅힐

• 켄싱턴 파크



“한국에는 크럼핏이 없다고? 꼭 먹어봐야 해!”


영국에서는 아침마다 먹는 게 크럼핏이라고 했다.

그녀의 강력 추천으로 크럼핏을 먹어보았는데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빵이 있을 수가!


크럼핏은 아랫면이 판판하고, 스펀지처럼 조금 두터운 빵인데 구멍이 송송 뚫려 있다. 먼저 이 크럼핏을 토스트기에 노릇하게 굽고, 버터를 한 번 바르고, 그 위에 잼을 발라서 먹는 것이다. 취향 껏 버터를 생략하고 피넛버터만 발라 먹어도 된다. 송송 뚫린 구멍 사이로 버터가 녹아들어 가는데 그래서 끝까지 노릇한 버터를 느끼면서 먹을 수 있다.


세상에 이런 것이 한국에는 왜 없는가. 당장 수입을 해야 할 것 같았다. 나의 친구와 가족들에게도 모두 모두 소개해주고,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크럼핏 공급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영국에 오시면 꼭 드셔 보셔요. 모리슨 및 대형마트에 팝니다.)



***


크럼핏을 2개나 먹고 든든한 마음으로 노팅힐에 갔다. 노팅힐은 영화로도 워낙 유명하고, 알록달록하고 예쁜 집들이 줄지어 있는 동네인데, 토요일이면 버로우 마켓이 열린다.


7-8년 전 유럽여행에서 혼자 왔었는데 이번에는 남편과 영국인 친구와 함께 왔다니 인생은 참 모를 일이다.


베키가 소개해준 샐러드 집 <OTTOLENGHI>에서 샐러드를 테이크 아웃해서 켄싱턴 파크로 향했다.


노팅힐 주변에 벤치에 앉아서 먹을 생각이었는데 이 날따라 벤치가 잘 보이지 않고 지도상 가든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곳을 찾아갔는데 그 주변에 사는 사람들만 이용하는 프라이빗 가든이었다. (요런 새로운 개념! 역시 자본주의 국가인가 싶었다.)


켄싱턴 파크는 아주 아주 커서 우리나라의 서울숲은 넓은 것도 아닌 것 같았다. 높고 파란 하늘 아래 벤치에 앉아서 샐러드를 야무지게 먹었다. (너무 좋고 맛있는데 커터리가 안 들어요.. 젓가락이 그리웠다.)


켄싱턴 파크에는 다이애나 메모리얼 플레이그라운드, 그러니까 어린이 놀이터가 있는데 구경을 하러 갔더니 어린이가 있어야만 들어올 수 있다고 해서 아쉬웠다. 우리나라에는 노 키즈존이 많은데 오히려 온니 키즈존이 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이왕이면 구별 없이 같이 놀면 좋겠다는 것이 진심이지만 말이다.)



***



공원 중앙에 있는 커다란 호수에 온갖 종류의 새들이 놀고 있었다. 백조와 오리와 거위와 비둘기.. 들이 편안하게 수영도 하고 물도 마셨다. 이따금씩 오리들은 줄을 지어서 밖으로 나오기도 했다. (나는 새를 무서워하는 편인데) 호수를 빙 둘러서 연인들과 가족들이 새들에게 밥도 주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풍경이 새롭게 보였다.


그러고 보니 영국은 참 녹지가 많다.

이렇게 큰 공원이 아니더라도 베키네 동네에도 조금만 걸으면 공원이, 또 조금만 걸으면 다른 공원이 있다. 공원에는 다람쥐도 많고, 동네에서는 (처음으로) 여우도 마주쳤다. 베키와 베키의 엄마는 다람쥐를 만나면 주기 위해서 견과류를 챙겨서 나오기도 한다.


이렇게 자연과 동물과 가까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은 그렇지 않은 환경에서 자라는 사람들과 어떻게 또 얼마나 다를까. 자연을 저절로 더 많이 사랑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다른 점들과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영국에서의 다섯 번째 밤이었다.



이것이 바로 크럼핏, Crupmp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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