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는 방법 2019핸드폰이 울린다. 액정화면에 엄마라고 뜬다
"잠은 자니? 제 때 밥 챙겨 먹어라.
굶지 말고, 돈은 있어?"
"예, 돈 있어요"
돈은 있어? 일흔을 훌쩍 넘은 노인에게서 늙은 딸이 듣는 낯설고 따뜻한 말한마디
"내가 가슴이 너무 아파. 어제 200만 원을 은행에서 찾아오는데도 가슴이 벌렁벌렁 떨리던데 애는 얼마나 혼자서 떨었을까 그걸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파 "
불안을 걷어내며 빛을 향해 길을 걷고 있다.
어쩌면, 지금은 알 수 없는 정답을 찾거나 그 중간 어디쯤에 길을 멈출 수도 있다. 그 길 어디쯤에 멈춰있어도 좋다. 해답을 찾지 못한다 하더라도 분명 그곳에서 다른 길을 낼 것이니까.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하면서 대충 회피한다면 순간은 지나쳐 버릴 수 있겠지만 얄밉게도 가장 약한 곳에서 곪아 터져 나와 한순간에 무너지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때라도 정확히 들여다본다면 사람은 모두 회복할 수 있는 힘이 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아도 지금 이렇게 또 다른 나를 만들고 있지 않나.
그랬다.
나를 읽어내린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사람은 타인을 속이듯 나 자신도 속일 수 있기 때문에 미처 알지 못했던 자신을 마주한다는 것이 편한 것만은 아니다. 불편해서 눈을 감거나 되돌릴 수 없다고 포기할 수도 있다. 나 역시 계기가 없었으면 계속 눈을 감고 있거나 잠시 떠진 눈을 애써 감으며 변함없는 믿음을 보내왔을테니깐
글을 쓰면서 알게 되었다. 살기 위해 쓰고 있다는 것을
30층 아파트 베란다위에서 바라본 세상은 아주 천천히 움직인다. 많은 나무와 길, 건물 사이로 아주 작은 사람들이 보인다. 아마 낮은 층에서 보고 있었다면 더 빠른 속도로 느껴졌을 것이다. 꽃들은 만발하고 뿌연 공기사이로 햇살은 따쓰하다
바람은 여전히 차갑게 느껴지지만 순간 순간 얼굴을 스치는 바람은 시원하다.
이제는 비를 조금만 맞고 싶어
그래도 내 인생이니깐
이제 봄을 지나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면 어디선가 시원한 바람이 쑤욱하고 더운 열기를 몰아낼 것이다. 해피앤딩이 될지 새드 앤딩으로 마무리 될 지 모르고 보는 드라마의 시청률은 무엇으로 결정될까? 우리는 막연히 행복한 결말을 꿈꾸며 자신의 드라마를 쓴다. 하지만 삶에는 앤딩이 없다. 지혜로운 노년을 맞이하고 싶다는 중년의 바람과는 달리 다시 생성하고 또 떠나보내면서 어제와 다른 내가 만들어지고 있으니 삶의 마침표라는 것이 과연 있을까? 그저 지금 이 순간은 몸을 잘 읽어내고 정성껏 마음을 쓰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뿐이다.
그러면 언젠가는 화가 나는 모든 것이 슬퍼하는 모든 것이 바람의 노래를 불러줄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