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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요 Aug 16. 2021

사라지는 모든 것

골골백세를 좋아한다


몇 달 전 전화  통을 받았었다

작은 고모였다 큰아이 돌 무렵에 뵀으니 20여 년의 시간을 훌쩍 넘겼다



" 집에 오면 잘 때가 있니?" 라며 고모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어서 나는 아무렇지 않게 오세요 라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외가와 달리 친가 쪽은 거의 왕래가 없었는데 의아했었다.


간간히 엄마를 통해 소식은 듣고 있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다음날도 또 똑같은 전화를 받고

그다음 날도 또 똑같은 이야기의 전화를 받았다.

처음 전화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고모의 말을  들으며 "치매"임을  확신했었다


엄마께 말씀을 드리고 검사받아야   같다고 전했고

어제 고모는 치매 판정을 받고  7개월간 병원을 다녀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결혼을 하지 않아 혼자 살고 있었다   그런  고모를  아버지가   병원에   데리고 다니시고 있다.  노인이 노인을 돌보게 되는 상황이다.  보통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시스템이 갖춰진 사회로 가야 하는데  이 부분은 분명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리고 자주 통화를 하는 외삼촌은 얼마 전 넘어지시고 머리를 다쳐 몇 달간 입원 치료 후 퇴원하셨다.

치매 초기이다.

키도 크도 잘생긴 80대 정정한 노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반 정도밖에 알아들을 수없을 만큼 변했다.

일부러 동해로 여행을 가면 삼촌이 살고 있는 속초에  들릴 만큼 자주 보고 이야기 나누던 분의 변화는 두려움이었다.






가족들을 단식시키기 위해 지도사 공부를 했었다. 지도사 과정을 마치고 앞에 나와 이유를 이야기할 때

부모님 수명보다 5년 더 살게 해드리고 싶다고 이야기했었던 기억이 난다.


 소식하시고  건강 관리가 뛰어난 아버지이고 비만이신데 자식들 고생 안 시킨다고 함부로 음식을 드시지 않는 어머니.  나의 부모님이다.

  부모님 두 분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미래였다.


어머니는  단식을 하시면서 혈압약을 드시지 않는다. 고혈압약을 드신 것은 아니고 약 처방이 나오자 약을 드시지 않으려는 어머니는 바로 단식을 하셨다.  혈압이 잡히니 요즘 꾀를 내시고   짧게 짧게 단식을 하신다.

고모의 상태를 전해주시던  어머니께  단식하셔야 한다는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우리 부모에게 곧 닥칠 슬프고 무서운 현실이  피부로 느껴졌다.


시아버지도 치매를 앓고 계신다.

몇 년 전부터 시작되었는데 작년부터 심해졌다. 아이들을 자꾸 때려서 막내딸은 무서워하지만 큰아이 작은아이는 자주 찾아뵙고 산책을 시켜드린다. 그리고  다녀와서는   늘 이렇게 이야기한다.


"엄마, 할머니 너무 힘들 것 같아"


아토피아이들을 키우며 안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어 묵은 감정이 남아있지만 부모님을 보고 오면 시어머니께 마음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다.



노령인구가 젊은 세대를 앞서는 시대이다.

치매와 기저질환은 노인의 삶의 질을 떨어트리고 가족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노령사회로 갈수록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다. 단순하게   젊어지려고 하는 욕구를  아름다움에 대한 개인의 욕망으로 보기 어려운 문제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가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일들이 많아서  마치 "아름답고 싶다."  "젊어지고 싶다."라는 생각을 욕망의 하나로 치부하는 것에는   무리가 많다.


내가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아름다워지려는 것을 개인의 욕구 , 욕망으로 바라봤던 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몸을 알수록  젊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고  아름답다는 것은 젊다는 뜻이어서   무 자르듯이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비싼 화장품을 쓰고 피부과를 다녀도 해결되지 않는 것을 단식을 하고 피를 바꾸면서  해결되기 시작했다.

단식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겪는 경험이다.  단식을 했는데 피부가 좋아지는 것이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피부톤이 그것을 말해준다.


어제는 남편이" 피죽도 못 먹는데 피부는 좋아지는 거야 한다."

"피죽도 못 먹어야 맑아지는 거야 고기 먹으면 애들 여드름 심해지는 것봐"


못 믿는 눈치인데 눈으로 보니 인정할 수밖에 없고  괜히 이야기했나 싶은 눈치다


그리고 추석에 전체 가족여행  어려울까 라면서 말을 꺼냈다.

남편은 거동이 어려운 아버지와 함께 하는 건 어렵다고 한다.


시아버지 치매는 계속 밖으로 나가려는 것과 계속 먹는 것이다.

끊임없이 드신다. 치매 증상이 있으면서  살이 찌기 시작했고 관절이 힘드니 걷다가 주저앉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치매가 있어 늘 따라다녀야 한다. 휠체어도 보조기도 치매상태이니 연습도 안된다.


먹을 것을 사놓지 말라해도 어머니는 시아버지 드실 것을 사다 놓는다.

남편의 먹는 것에 대한 집착이 자신의 부모의 가난으로부터 시작된 것처럼 시부모, 형제들 모두 잘 먹어야 잘 사는 것이다라는 생각의 뿌리가 정말 깊다.  그래서 명절마다 엄청난 양의 음식을 버리는 것이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치매는 장의 환경과 깊은 관련이 있다.

요즘 장에 관련된 건강식품이 많아진 이유  역시 장에 대한 연구가 많아지고 장의 중요성이 점점 알려졌기 때문이다. 옛말에 아이들 잘 먹고 잘 싸면 건강하다고 어르신들의 말처럼 잘 싸야 건강하다.

장의 유해균들이 적어지고 숙변과 장 허물을 배출하는 단식을 하면 두꺼워진 어깨가 내려가며 머리가 개운해진다 구부정했던 허리가 펴지고 목이 펴진다. 피부를 맑게 하는 것 역시 모두 장과 연관이 깊음을 말해준다. 대장의 혈이 척추와 어깨 머리를 지나기 때문이다. 



장의 유해균들이 적어지고 숙변과 장 허물을 배출하는 단식을 하면. 피부를 맑게 하는 것 역시 모두 장과 연관이 깊음을 말해준다.

이 것은  모두 단식을 경험하면서 통상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것이다.



그래서 외부 물질의 독성이 나의 능력치를 넘어서면 탈이 난다. 기침을 하거나 감기로 열을 내고 장염에 걸려 설사를 하기도 한다. 모두 해독의 과정이니 감기나 설사를 우리는 고마워해야 한다.


그렇다면 아무 반응이 없다고 건강하다는 것일까?


외부에서 들어온 음식물은 적정한 양을 먹으면 영양분이 되지만 너무 많이 먹게 되면 독이 있는 노폐물을 만들게 된다. 이런 독소를 몸이 처리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보호한다. 그것이 기침이고 설사이며 피부발진이다.


알레르기 원인이 많았던 큰아이가 하루는 급식을 먹지 못하고 왔다. 마요네즈가 들어있는 밥이 식단으로 나왔기 때문이었다. 달걀 흰자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는 마요네즈를 먹지 못해  아직까지 햄버거를 먹어보지 못했다. 늘 학기초에 통신문으로도 알리는 내용이었다   마요네즈 밥이 식단으로 나오면 아무것도 넣지 않은 밥도 같이 나와야 한다. 그런데 그런 배려가 없었던 것이다. 전학을 온상태여서 학교 분위기를 몰랐던 책임도 있었다. 학교에 전화를 했고 이제는 마요네즈가 섞이는 밥이 나오면 맨밥도 같이 나온다.


속상한 아이에게 알레르기는 너를 지켜주는 친구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익히지 않은 흰자를 만지면 손이 부풀고 마요네즈를 먹으면 목이 붓는 거야. 그런 증상이 없으면 아무렇지 않게 먹을 것이고 그것을 방어할 힘이 없는 너는 위험에 빠지게 될 거야"



궁색하고 미안한 마음은 엄마의 몫이고 아이에게 명확하게 알레르기를 인식시켜야 했었다.





골골 백세라는 말을 좋아한다.



타고나게 위장이 약하게 태어난 친정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소식을 하셨다.

당신이 먹지 못하는 욕구를 당신의  아이들에게  풀었다  그런 결과로     어릴 때부터 풍족히 먹었던 나와 남동생을 소아비만으로 만들었다고  우스개 소리로  이야기하곤 한다.  소식하시고 함부로 음식을 드시지 않으시는 아버지는 정정하시다. 당신이 소화할 수 있을 만큼만 조심해서 드셔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뜻하지 않은 몸의 반응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책이며 나를 지키는 파수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 왜  내 몸은?"  "왜 내 아이는?"이라는 생각에서  덜 억울해진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이다.


몸에 쌓여가는 노폐물이 아무런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조심하지 않기에  더욱더  세포를  손상시키고 있을 것이다. 증상은 그것을 없애려는 노력을 해야 생기고 증상이 나타났을 때 생활을 바꾸려는 노력을 하지 않거나 약으로 증상만 가라앉힌다면 세포를 더 혹사시키게 될 것이다.


증상이 없다고 건강한 것은 아니다. 내재된 심리상태나 주위 환경에 따라 같은 증상에도 쉽게 반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무시하거나 쉽게 넘어가기도 하기 때문이다. 단식 중이나 단식 후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들이 있거나 새로운 증상들이 드러나는 경우도 건강한 상태로 회복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늘도 생식을 먹으며 회복을 하고 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단식법은 오래전 사설 단식원이나 한민*생활원 단식 단식법과 차이가  있는데  바로  이 회복식의 방식이다.  통상적으로 회복하는 방법은 단식 후 미음으로 시작해  죽을 먹으면서 회복을 한다.  위장이 좋지 않은 사람은  속이 아리기도 하지만 우선 많이 먹게 된다.


소화효소를 빨리 만드는 죽이 위점막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혈당을  빨리 올린다   위가 안 좋으면 생식을 먹어도 속이 쓰리다.

단식으로 위장은 빨리 좋아지는데 회복의 과정에서 속이 쓰리다면 단식 기간이 부족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모두 몸의 반응에 따라  정해진다. 사람의 몸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기간과 방법들의 차이가 있다.


이런 위장의 명현 과정을 겪게 되면   다시 단식을 하거나 회복식을 한 후 100일 후에 다시 단식을 하기도 한다.


단식 후 음식을 먹으면 쪼그라진 장이 움직이면서 장벽에 붙어있던 장 허물이나 숙변들이 떨어져 나온다 장 허물과 숙변은 내 몸이 아닌 외부물질이니 단식을 해도 그대로 있지만 내장기관은 줄어들기 때문에 쉽게 떨어져 나온다.  그래서 음식을 먹을 때에도 장 허물이 나오는 것이다.


장 허물이 떨어져 아기들의 장처럼 부드럽고 깨끗해져 있는데 자극적인 음식을 먹거나 제대로 씹지 않으면 그야말로 탈이 난다


그래서 단식보다 회복하는 회복식이 더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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