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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요 Aug 21. 2021

삶의 리듬을 깨워라


천둥번개가 치더니 비가 쏟아졌다. 비 오는 산이 더 재미있다고 산에 가자고 한다.

갑자기 변화된 일정에 입이 십리만큼 나온 체 따라왔는데 간간히 내리는 비는 나무 그늘이  

막아주고  있고   숲은 바람만 보내주고 있어 시원했다. 냄새도 진하다   희한하게도 자연은 화를 낼 수 없게 하는 통로가 있다.


"야 , 시원하다"

"진짜 , 서늘하다"

"서늘해?"

서늘하다는 말에 남편이 크게 웃는다.


냉증이 심했던 나는 더위를 타지 않는다. 사계절 중 봄, 여름을 좋아하는 이유도 겨울이 가고 오는 봄이 좋아서 이고 냉한 기운이 없어서 여름이 좋다. 컨디션이 가장 좋은 여름에 단식을 하면 선풍기 바람 없이도 편안하게 잘 지낸다.


단식도 체질에 따라 맞는 계절이 있는데 추위를 타는 사람은 여름에 하는 단식이 제일 무리가 없다. 수족냉증은 이제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겨울은 제일 어려운 계절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근육량을 키워보려고 단식 중에 웨이트까지는  아니어도 운동을 챙기고 있다   하지만 열을 낼만큼 근육을 키우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더운 여름! 그렇다면 여름의 냉기는 안전할까?

여름의 냉기는 폐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여성은 남성보다 폐가 작아서 폐질환에 쉽게 걸릴 수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폐암률이 높다는 것만 봐도 담배보다 나쁜 것이 냉하고 습한 기운임을 알 수 있다.

여성이 태생적으로 작은 폐에 음의 성질을 가지고 있으니 신체적 조건이 좋지 않은데 여기에 흡연까지 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흐린 날 생선회를 먹거나 조개를 생으로 먹으면 식중독에 걸릴 확률이 높기 때문에 생선회를 먹지 말라고 하는 것처럼 우리의 생활은 온도와 습도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흐린 날은 습기가 많아 세균의 번식이 빠르기 때문이다.



폐는 습기에 약하다. 습기에 노출되면 호흡하는 과정에서 습기를 머금는데 담배까지 피우면  갑자기 기침을 하거나 가슴에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여성 흡연자는 더욱더 조심해야 한다. 여성은 음의 기운을 가지고 있어 무엇이든 담고 품으려고 한다고 한다. 그래서 습기를 머금은 자궁에 병이 생기기 쉽고 마음에 담으면 화병이 생긴다. 음은 습기를 머금으려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몸안에 쌓여있는 습기를 내보내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여름에는 작렬하는 태양빛에 몸을 말려줘야 한다. 외국 사람들처럼 앞판 뒤판 말려줘야 하는데 우리는 머리에서부터 꽁꽁 싸매고 다니니 비타민D가 부족하다고 한다.



'해를 품은 달이 되지 말고 해에게 다 뿜어내는 달이 되어야 화병이 없는 거야'

라는 생각을 하며 내 주변의 착하디 착한 여자들을 떠올린다.









그녀들을 생각하며 길을 걷다 보니 질경이가 길을 내고 있다


옛날에는 길경이라고 불린 질경이는 산야초 효소를 만들 때 애용했었다 흔해서 얻기가 좋았고 민들레보다는 뿌리 씻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여린 잎은 무쳐먹어도 좋다. 약효가 알려지면서 차로도 먹는다는데 차는 아직 마셔보지 못했다.


산야초 효소는 아이들에게 몇 년 동안 꾸준히 만들어서 먹였다 아이들도 잘 먹고 지천에 널려있는 것으로 만들 수 있어 겨울에 차로 마시고 여름철 음료수를 찾을 때 좋았다. 산야초 효소는 좋은 들에서 흔히 나는 약초를 설탕에 재워 발효시킨 것이다. 약초라 불리는 던 것은 보통 잡초라고 불리던 것들이다.



밟으면 밟지 않는 곳으로 피해서 다시 자라는 길경이 처럼 생명력과 번식력을 그대로 머금은 잡초, 아니 약초는 면역력을 키우는데 좋다고 알려졌다. 20여 년 전에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질경이는 간과 여성에게 좋다고 하고 민들레는 간에 좋다고 해서 열심히 캐다 항아리에 채워 넣었다. 봄에 시작해 여름 지나 가을 구절초까지 계절을 거쳐 뜯었던 풀을 커 다한 항아리에 가득 채우면 뿌듯했다. 달개비 역시 당뇨에도 좋다는데 흔한데 몸에도 좋으니 세상 귀하고 아름다운 꽃은 야생화라는 생각을 또 하게 된다.







이 풀은 닭의 장풀

닭장 옆에 잘 핀다고 해서 닭의장풀이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달개비라는 말이 더 예쁘고 파란색 꽃은 더 예쁘다

이런 흔한 풀들은 모르면 풀이지만 귀한 약초이다. 꽃은 사라지고 풀만 무성하게 나고 있었다.



냉한 것은 인체에 역행하는 것이다.


산에 함께 오르는 복실 양을 보면 연신 헥헥댄다. 사람은 열이 오르면 땀구멍을 통해 땀을 내보내며 체온을 조절하지만 땀구멍이 없는 개들은 혀를 내밀어 체온을 조절한다. 그렇게 사람의 몸은 36.5도를 유지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반응을 한다. 자연스럽게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냉해서 병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일 5000여 개의 세포가 생겼다 사라진다고 하는 암의 원인은 낮은 체온과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트레스와 식습관 , 생활 전반에 걸쳐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체온과 산소이다



심장암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수십 종의 암 종류에서 심장에는 암세포가 자라지 못한다고 한다 이유는 온도이다




사람의 체온이 떨어지면

암세포가 생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래서 36.5도의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몸의 온도를 떨어트리는 것은 과식과 찬성질의 음식 냉방기구 등의 사용인데 특히 여름철에는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음료수, 아이스크림, 찬성질의 과일 등 모두 찬 음식을 과하게 먹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운 여름 에어컨이 빵빵한 사무실에서 벗어나 햇빛을 쐬여 습기를 빼주면 좋다.



냉방병은 폐가 차가워지면서 걸리는 질병이고 호흡을 하면서 습기를 빨아들이기 때문에 폐암에 걸리기 쉽다. 호흡 자체가 습기를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냉수를 마시며 얼음을 넣은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먹고 에어컨 바람을 쐬고 있다면 폐암에 걸릴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여름 한가운데도 아닌 한겨울에도 찬물을 마시는 경우가 있다. 냉장고가 있어 언제든지 얼음을 꺼내 먹을 수 있는 환경이다. 이제는 정수기에서도 얼음을 쉽게 만들 수 있으니 찬 음식을 먹기에 최적화된 환경이다. 중국에 가면 우유 주스 음료 , 맥주까지 모두 상온에 보관하거나 따뜻하게 마신다. 기름기 많은 음식이 많은 중국의 식사에서 따뜻한 음료를 마시는 것은 좋은 습관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중국도 냉장고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자연에서 나고 자라는 것을 관찰하면 매우 과학적이다.  나처럼 냉한 사람은 열대과일같이 수분이 많고 열을 내리는 과일은 좋지 않다. 반면 수분이 적은 북쪽의 과일이나 말린 음식들이 필요하다. 더운 나라 사람들의 열은 내리고 추운 나라 사람들의 열을 보충해 주기 위한 자연의 선물이 놀랍다. 그런 수억 년의 자연스러운 리듬을 역행하고  있으니  이름 모를 바이러스와 새로운 질병들이 출연하게 되는 것이 어쩌면 더 자연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 몸과 자연이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아픔을 감수해야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복날 삼계탕을 먹고 시원한 물을 마시거나 음료를 마신다. 기름기 있는 음식을 먹고 찬물을 마시니 몸안의 온도를 내려 기름기가 엉겨 굳는다. 그렇게 굳어버린 기름기는 내장 벽에 붙는다. 굳은 기름은 염증을 일으켜서 장기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체온이 떨어지면  췌장의 벽에도 기름기가 끼게 되면서   인슐린 분비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신장(콩팥)이 제기능을 못하니 소변으로 단백뇨나 요산이 빠져나가지 못해 통풍으로 고통받게 된다.


기름기 많은 음식을 먹을 때는 따뜻한 차나 물을 마셔주어야 하는 이유이다. 여름에 자주 먹는 냉면 역시 매우 찬 음식이므로 냉면을 먹으면서 따뜻한 물을 꼭 함께 마셔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찬 음식은 폐에 부담을 주고 염증이 만든다. 이 염증은 후에 종양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몸이 냉해지면 체온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약해지게 된다. 때로는 소화를 시키지 못해서 설사를 하게 된다. 더운 여름이라도 따뜻한 차를 마셔야 한다.




역시 숲에 오면 볼 것이 많다. 바다를 좋아하고 산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요즘 아기자기 재미가 붙었다.

그리고 그 끝에 이런 선물도 받는다. 비 온 뒤 하늘은 서해바다와 동쪽의 100층 건물이 다 보일 만큼 청명했다.

뜨거운 니시차 한잔을 마시며 나무 그늘에 앉으니 바람이 옷 안으로 파고든다.



"좋다."



그렇게 내 몸의 습을 날리고 내 온도보다 높은 차를 마셔 몸안의 냉기를 내보낸다.



내보냈으면 채워야 하는 것이 물질의 세계이다.

나에게 바다는 비움이고 숲은 채움이다.

넉넉한 바다에 서면 머리는 하얗게 비워지고 숲은 집 나간 생각들이 모이게 한다.

회복식의 후반부를 지나가고 있다. 이제 곧 밥을 먹는다. 단식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대단한 음식을 먹지 못해 힘든 것이 아니다. 밥을 풀 때 밥주걱에 붙어있는 밥풀을 떼먹지 못하는 것이고 두부를 썰때 마지막 한 조각을 먹던 버릇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닐 수 있다. 늘 누리는 작은 일상, 밥 한 그릇의 달콤함이 귀하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 시련이고 절제일 것이다.



이번 조절식 밥은 톳밥을 해먹을 생각이다. 마른 톳과 미역귀 다시마를 주문하면서 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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