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심리학회에는 강연을 하거나 책을 쓸 때 농담을 하나씩 넣어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청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만, TED에서도 강연 조건에 "한 번은 청중을 웃기는 이야기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예외 없이 청중이 폭소를 터뜨리는 장면을 볼 수가 있지요.
심리학 책을 읽으면서 웃음이 터져 나올 때가 참 많습니다.
물론 웃음은커녕 하품만 나오게 글을 쓰는 사람들이 적지는 않습니다만, 웃음이 나올 정도로 심리학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대단한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로버트 새폴스키는 영장류를 연구하고 있는 과학자인데, 그의 책 가운데 '스트레스:(Why Zebras don't get ulcers(얼룩말은 왜 궤양에 걸리지 않는가)와 '행동'(Behave: Biology of humans at our best and worst) 두 권을 읽으면서 얼마나 폭소를 터뜨렸는지 모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스트레스에 나오는 글인데, 혈관 손상에 관한 이야기 하면서 뜬금없이 죄도 없는 Sears 백화점의 고무호스를 말하고 있습니다. (시어스로부터 소송을 당하지 않았는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행동'에서는 편도체를 설명하는 부분의 주석에 이런 글을 달았더군요.
"편도체라는 용어는 그리스어로 '아몬드'를 뜻하는 아미그달레(고마워요 위키피디아)에서 왔다."
그가 농담을 즐겨하면서 글을 쓴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내가 든 예를 처음 읽었다면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편도체의 어원을 설명하면서 "고마워요 위키피디어!" 하고 감사를 올리며 감격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의 유쾌한 모습은, 프로필 사진에서 남아프리카의 '개코원숭이와 같이 얼굴을 맞대고 찍은 사진이 있습니다. 그도 원숭이처럼 털모자를 쓰고 수염을 길게 기르고, 거지 같은 옷을 입고 웃고 있습니다. 마치 친한 친구와 기념촬영 하듯이 말이죠.
하긴 25년 이상 개코원숭이들을 연구하느라고 아프리카에서 매년 수개월씩 머무르며 살았으니, 캐코원숭이도 자기네 종족인 걸로 착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하네요.
심리학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프로이트는 강의를 할 때 청중을 웃기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을까요?
그는 상당히 권위주의였던 것 같습니다. 항상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연구하다 보니 웃음이 별로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프로이트를 매우 존경하던 빅터 프랭클은 농담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그는 하버드 대학에서 강의를 맡은 적이 있었는데, 로고 테라피(Logo Therapy)의 창시자였죠,
그가 한참 강의를 하고 있는데, 개가 한 마리 강의실로 들어왔습니다.
매우 황당한 상황이죠?
그도 처음엔 당황했던 것 같은데, 그 개를 보면서
"Dogo Therapy!"라고 소리를 쳤다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있듯이 빅터 프랭클처럼 비참한 삶을 경험한 사람도 많지 않을 겁니다.
아우슈비츠에 수용되었고, 그곳에서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자신의 아내와, 어머니, 형님 모두가 수용소의 가스실에서 사망을 했습니다. 아버지는 수용소에서 굶어서 사망을 했고요.
그런 그가 위대한 심리학자로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를 전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마음을 어떻게 갖는가 하는 것의 중요함을 알 수가 있습니다.
성경에 "모든 지킬만한 것들 중에서 더욱 네 마음을 지켜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라고 말씀을 하고 있는데,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마음가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소설이나 시, 또는 노래 가운데, 사람들의 가슴에 파고드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좋아하는 것들을 보면, 대부분이 슬픈 이야기, 슬픈 마음입니다.
삶이 녹록하지 않아서 고통을 피할 수가 없기 때문이겠죠.
그렇지만, 그 속에 매몰되어 있어서는 결코 삶을 가치 있게 살기가 어렵습니다.
빅터 프랭클이 아우슈비츠에서 살아 나올 수 있었고, 오래 살면서 많은 사람들의 생명에 힘을 줄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삶이 슬펐기 때문이 아니라 활기찼기 때문이죠. 그렇게 비극적인 환경을 겪었는데도 말입니다.
젊은 시절에는 에너지가 넘치기 때문에 어두운 곳에 있어도 힘이 빠지는 것을 모릅니다.
나이가 들면, 어두운 곳보다는 밝은 곳을 찾게 되는 데, 부족해지는 에너지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기회에 노후에 행복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쓰겠습니다만, 항상 밝은 곳을 바라보는 마음을 품고 사는 것만큼 삶을 건강하게 해 주는 것도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