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성진 Jul 25. 2024

굳 모닝!

일본에서 유학울 시작했을 때였다.

아침에 엘리베이터를 타면 때때로 처음 보는 사람들과 동승하게 되는데,

누가 동승을 하든지 나에게 아침인사를 해 주었다.

"오하요 고자이마스!"

뭐라고 답을 해야지? 머쓱하게 목례만 하고 나서는

내 얼굴은 엘리베이터 문을 바라보면서  어서 빨리 문이 열렸으면 하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근무하던 병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스치는 스태프들로부터 어김없이 인사를 받았다.

"오하요 고자이마스!"

교수님도 같은 과 스태프들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아침 인사에 익숙하지 않았던 나.

더욱이 낯선 나라에서 경험하는 이런 문화에 마음이 조아려 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아침 인사를 '안부를 묻는 일'로 생각하는 가르침을 받으며 컸다.

6.25 전쟁으로 다음 날을 약속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침에 만나면 "안녕했냐(별일 없었느냐)"가 인사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서양의 인사들,

굳 모닝, 봉쥬르, 구텐모르겐 등등, 그 인사들의 의미는

그날을 축복하는 말들이다.

오늘 좋은 날 되기를 바래요! 라는 뜻임을 

그 말과 표정과 행동에서 스며 나오는 것을 느낀다.


"안녕하세요?!" 라는 인사도 마치 안부를 묻는 듯한 표현의 인사이지만,

사실은 '오늘 좋은 날 되세요!" 라는 마음으로 나오는 인사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안부를 묻는 말이었다면, 웃으며 말하겠는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잔뜩 지으면서 "당신이 걱정 되었어요" 라는 마음으로 물어보지 않았겠는가?


안녕하세요 = 굳 모닝이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해 주는 축복의 인사다.


인사를 받으면, 상대방의 인사에 보답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축복의 마음을 가슴에 가득히 담고

"복 많이 받으세요!" 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혹시, 아무 대꾸도 하지 않는다면, 

굴러 온 축복을 차버리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


인사를 받으면, 활짝 웃으면서 "안녕하세요!" 하고 큰 목소리로 화답을 하면

하루가 더욱 밝아질 것은 분명하다.


인사(人事)가 만사라고 했다.

사람간의 관계가 삶의 모든 것을 좌우하듯이

상대방에 대한 예의 표시이자 축복의 언어인 인사도 마찬가지다.


인사가 만사다.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