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도 우울증이 찾아왔습니다.

저는 일회용품이 아닙니다 #2

by 동구언니

퇴사를 잠정적 보류 후 2개월이 지났다. 2개월 동안 아무 일이 없었느냐?

당연히 그건 아니다. 이슈가 너무 많아서 말하기도 입 아플 정도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다 힘들겠지만...



직장 생활 15년 차인 나에게도 힘듦上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에는 자포자기로 다녔었던 거 같다.

해가 뜨기도 전에 반려견 산책을 하고, 직장과 집까지 왕복 2시간 + 8시간 근무 후 난 좀비 그 자체였다.

해를 보기도 전에 깜깜한 저녁에 집에 도착해서 "미안해 오래 기다렸지?" 외치며


다시 반려견을 안고 나가기 바빴다. 동구도 날 꼬박 10시간 기다렸으나,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은 아침에 10분, 저녁에 10분 총 20분 정도가 전부였다.

의무적인 산책을 마치면 씻고 그대로 뻗기 바빴던 나는.. 동구에게 미안함 마음을 느끼기도 전에 우울증 약을 먹고 잠들었다.



그렇지 않으면 밤새 천장을 노려보며 했던 생각 또하고 또하고 끝없이 생각에 잠겨 '난 왜이럴까?'를 외치기 바빴으니 말이다.


그렇게 3개월을 다니고 있던 어느 날.. 사단이 나고 말았다. 물 마시는 것도 눈치 주고, 화장실도 못 가게 했던 작자가 참고 참는 날 또 열받게 한 것

누가 보고 들어도 말이 안 되는 상황인데 나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잘못되었다는 걸 인지 못하는 눈치였다. 아니면 당사자가 아니니 모르는척하고 싶었던 걸까?



전자든 후자든 상관없다. 난 퇴근 5분을 남기고 워드를 켰고, 사직서를 써내리기 시작했다.


사직 사유는 '일신상의 사유로 퇴사합니다' 아닌, '팀내 트러블로 인해 더 이상 근무 불가, 당일 응급 사직 희망합니다'라고 적어 제출했다.


여기서 눈치챈 분들도 계시겠지만.. 난 일반 회사가 아닌 병원에 다니고 있었다.

사람들은 병을 고치기 위해서 방문하는 곳이지만, 난 그런 곳에서 병을 얻고 있었다.


그렇게 응급 사직이 순조롭게 정리되는 줄 알았는데, 이 또한



나만의 착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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