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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 무관심 Aug 17. 2021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찬란했던 인생의 한때를 지녔던 이들의 이야기.

 


90년대 스타들을 떠올릴 때면 화려했던 추억보다는 애잔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 지금처럼 체계적인 시스템에서 육성된 스타들이 아닌, 실력보다는 '끼' 만으로 무장했던 한때의 별들. 흐르는 세월 속에서 그들의 자리는 서서히 줄어들었다. 어떻게 보면 미래에 대한 답이 없는 이름, 댄스 가수. 그들 중 지금도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어떤 사건, 어떤 사고들에 연루되지 않는 편이 어쩌면 다행이었다. 


그런데 지난 일주일. 이제 음악을 하라는 유재석의 말에 불끈하면서도, 다시 옛 시절로 돌아가 트위스트 킹을 부르는 능력자 김종국과, 멤버 중에서 유일하게  방송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흥겨웠던 세 아이의 엄마 슈. 비록 한 소절의 랩을 불렀을 뿐이지만 어느 여자아이에겐 누구보다 자랑스러운 아빠였을 김성수. 표정과 시선만으로도 무대를 매혹하는 영화배우 엄정화와, 너도 나이 드니까 어쩔 수 없네라는 말에 더 놀라운 가창력으로 대답하는 소찬휘는, 보는 사람들에게 애잔함보다는 가슴 벅참을 느끼게 한다.  


찬란했던 인생의 한때를 지녔던 이들은, 그 추억만으로도, 관성을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흔든다.(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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