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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y Candy Feb 01. 2022

공부 잘하는 방법이 궁금하십니까 (5)

수학 영역 공부방법

https://brunch.co.kr/@vamosamigos/19

위의 글과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업로드하는 시간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수학 영역 : 지레 겁먹지 말자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미리 겁먹지 말자는 것입니다. 수학 영역에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영어 과목이든, 국어 과목이든 '이건 내가 제일 못 하는 과목이야' 라고 겁먹는 순간 공부는 더 어려워집니다. 참여자의 자신감과 실제 수행 능력 사이의 비례관계를 입증하는 연구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수학은 어려운 과목이라는 편견이 있다면 그 생각부터 조금씩 덜어 내시길 바랍니다.


저는 문과생이었으므로 국어/영어 영역만큼 자세하게 수학 공부 방법에 대해서 논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수학을 잘 하는 많은 학생들이나 강사 분들이 항상 강조하는 내용 딱 한 가지를 잘 풀어서 설명드려 보겠습니다. 바로 개념을 중요시하는 태도입니다.



수학은 개념을 열심히 공부해야 한대! 그게 무슨 말일까


개념을 완벽히 숙지하고 있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모르는 학생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많은 학생들이 스스로 개념을 알고 있다고 착각한다는 사실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질문을 한 가지 던지겠습니다. 중학교 수학부터 고등 수학까지, [방정식] 이라는 단원은 참 비중있게 다루어집니다. 과연 방정식이란 무엇일까요? 방정식이 뭐죠? 방정식 문제를 풀려면 방정식이 무엇인지 당연히 알아야 하겠지요. 잠시 고민해 보시길 바랍니다. 만약 방정식이 무어냐는 질문에 대해 속 시원히 대답하지 못하겠으면 개념 공부가 부족한 것입니다. 방정식이 무엇인지 한번 설명해 보겠습니다.



첫째, 등식이어야 합니다.

방정식이 되려면 등식이어야 한답니다. '그럼 등식은 뭐지?' 라는 질문이 꼭 뒤따라와야 합니다. 등식은, 등호를 포함한 식입니다. 등호(=)가 있으면 전부 등식입니다. 작은 질문 한 가지를 더 드리겠습니다. 3=5는 등식일까요? 잠시 고민해 보시길 바랍니다. 등식입니다. 왜냐면 등호가 있으니까요. 다만, 거짓인 등식일 뿐입니다. 등식이 뭔지 알아보는 이 작은 과정에서도 수학을 공부하는 태도가 엿보입니다. 정의를 완벽하게 숙지한 후, 그것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입니다. 등호가 있는 식이 등식임을 배웠다면, 0=100000000000000 과 같은 식도 일말의 고민 없이 등식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아무튼, 등식이어야 한답니다.



둘째, 미지수를 포함해야 합니다.

둘째로 미지수가 있어야 한답니다. 미지수는 조금 어려운 개념인데, 정해지지 않은 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3은 미지수가 아닙니다. 3은 그냥 3으로 정해져 있으니까요. 보통 미지수는 X나 Y를 씁니다. X에 1이 들어갈 수도 있고, 2가 들어갈 수도 있다면 그때 그 X를 미지수라고 부릅니다. 무엇이든 들어갈 수 있는 빈 박스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셋째, 미지수에 어떤 값을 집어넣느냐에 따라서 등식이 참이거나 거짓일 때 방정식이 된다.

마지막입니다. 미지수에 어떤 값을 집어넣느냐에 따라서, 등식이 참이 되거나 거짓이 된다면 방정식이라고 합니다. 여기까지가 방정식의 정의입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개념이 등장합니다. 미지수에 집어넣었을 때 등식을 참이 되게 만드는 어떤 값을 바로 방정식의 해 또는 근이라고 합니다.



X=0. 방정식일까요? 그렇습니다. 방정식입니다. 그렇다면 왜 방정식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X=0이라는 식이 방정식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등식입니다. 등호(=)가 있으니까요. 둘째로, 미지수도 있습니다. X가 있네요. 셋째로, 미지수X에 1을 집어넣으면 등식이 거짓이 되지만 0을 집어넣으면 등식이 참이 됩니다. 위에서 배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므로 방정식입니다. 또한, 미지수 X자리에 0이라는 수를 집어넣으면 0=0 이라는 식이 되어 등식이 참이 되므로, 위 방정식의 해는 0입니다. 이런 사고방식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거 그냥 방정식 같은데요..", "왜 방정식인지는 모르겠어요" 같은 대답이 아니라,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는 정의를 바탕으로 대답하고 사고하는 습관이 핵심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개념 공부는 왜 중요할까요? 딱 한 스텝만 더 나아가 보겠습니다.



개념 공부가 중요한 이유


위에서 배운 내용에 따르면, 방정식은


1. 등식이다 (등호가 있는 식)

2. 미지수가 있다 (무엇이든 넣을 수 있는 수)

3. 미지수에 어떤 값을 넣으면 식이 거짓이 되고, 다른 어떤 값을 넣으면 식이 진짜가 될 때 방정식이다.


정도로 정의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것이 완벽한 방정식의 정의입니다. 또 한 가지, 미지수에 집어넣었을 때 등식을 참이 되게 하는 그 값을 바로 방정식의 해 또는 근이라고 합니다. 방정식을 푼다고 하는 것은, 요놈의 해를 구한다는 말입니다.


대체 이 개념들이 왜 중요할까요? 실제 수학 문제를 통해 보겠습니다. 중학교 수학 이차방정식 단원에서 자주 출제되는 유형의 문제입니다. 혹시 이차방정식이 기억나신다면 한번 슬쩍 보시길 바랍니다.



위와 같은 문제를 학생들에게 풀도록 시켜 보면, 정말 대다수의 학생들이 관성적으로 X^-X+9=0 이라는 방정식을 풀어서 해 (또는 근)을 직접 구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 인수분해를 시도합니다. 그런데 인수분해가 되질 않습니다. 결국 근의 공식 (이차방정식의 해를 구할 때 쓸 수 있는 만능 공식) 을 시도합니다. 그런데 해가 참 지저분하게 나와서 결국 답까지 도달하지 못하거나, 답을 구하더라도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개념 공부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위에서 방정식의 해 (또는 근)의 정의를 배웠습니다. 방정식의 해가 뭐였는지 기억하십니까? 어떤 방정식의 해는, 미지수 자리에 때려넣었을 때 등식을 참이 되게 하는 값입니다. 위 문제에서 이차방정식의  X^-X+9=0 의 해가 t라고 했습니다.해의 정의에 따르면, t라는 놈을 방정식의 미지수 X에 때려넣었을 때 등식이 참이 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때려 넣는겁니다. 이차방정식 X^-X+9=0 의 X자리에 t를 넣으면 t^-t+9=0 이라는 식이 등장하고, 요놈은 참입니다.


t^-t+9=0 이니, t^-t+23 은 14가 됩니다. 구하고자 하는 값은 (t^-t+9) + 14 로 표현할 수 있고, 앞의 덩어리가 0이니 정답은 14가 되겠지요. 위 문제는 이렇게 풀라고 의도한 문제입니다. 실제로 해설지를 참고해 보면, 정답 해설 맨 첫머리에 이런 말이 등장합니다.


'해의 정의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방정식의 해 (또는 근)의 정의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고 또 반복해서 떠올렸던 학생들은 위 문제를 아주 쉽게 풀어냅니다. 반면에 대충 아는 것 같으니 성급하게 문제로 넘어갔던 학생들은 애먹는 경우가 많지요. 요점은, 개념의 시작부터 완결점까지 모든 논리관계를 완전하게 숙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단원에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함수를 배운다면 함수가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백지에 술술 써내려 갈 수 있을 만큼요. 인수분해를 배운다면, 인수분해가 뭔지 알아야 합니다. 미분을 배운다면, 미분이 대체 뭐 하는 과정인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수학 영역에서는 딱 한 가지 이야기만 전달했습니다. 개념 (용어의 정의, 기본 개념들) 의 이해와 철저한 숙지라는 뻔한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원하는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개념 공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향으로 글을 쓴 것은, 개념 공부가 가장 선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학생들이 그렇게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개념이 중요하다고 어딘가에서 들어보기는 했지만 진정으로 중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대충 지나가거나, 혹은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일단 신발끈이 제대로 묶여 있어야 잘 뛸 수 있습니다. 수학 공부를 하는데 개념이 정확하지 않다는 것은 신발끈이 풀린 채로 뛰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아뇨, 사실 맨발로 뛰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만약 수학 과목을 공부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거나, 수학 점수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가장 먼저 모든 단원의 개념이 100% 철저하게 숙지되어 있는지 점검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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