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의 회귀 – 생활·문화편
중소기업과 대기업 제품에 대한 예를 들면 이해가 쉽다. 중소기업이 획기적이고 집중도 높은 제품을 만들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이런 제품은 중소기업 브랜드 마크로 달고 시장에 나서면 고전을 면치 못한다. 이 또한 사회적 편견과 고정관념이다. 사람들은 쉽게 불평한다. '에이~ 역시 싸구려가 그렇지', '내가 이래서 중소기업 제품은 안 쓰려고 했는데...' 등. 그렇기 때문에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브랜드를 타고 자신들의 제품이 팔리기를 원한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할 뿐이지 대기업 제품 중에 많은 부속제품들이 이런 방식으로 유통을 겪는다. 이 과정에서 천 원짜리 제품이 브랜드명만 달았을 뿐인데 갑자기 만원이 된다. 그 사이에 들어간 9천 원에 대한 내용은 소비자는 잘 알지 못한다. 대부분 광고와 홍보비에 사용된 것을 회수하는 차원임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배추 농사를 짓는 농부들이 배추값이 폭등해도 기존과 똑같이 포기당 300원에서 많아야 천 원 이내 밖에 손에 쥐지 못하는 것과 같다. 제품 자체에는 변화가 없지만 중소기업 제품에 불평했던 사람은 대기업 브렌드 상표가 붙여진 그 제품을 보면서 이렇게 말한다. '아! 역시! 뭐가 달라도 다르다니까!"
다르긴 개뿔! 똑같은 제품이다. 그런 대표적 예로 컴퓨터를 들 수 있다. 지금이야 삼성 같은 경우 메모리와 SSD, HDD 제품을 직접 생산하고 있지만(이 제품들도 세부사항은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 이전부터 지금까지 삼성 컴퓨터 내부를 들여다보면 자사에서 만든 제품을 빼고는 조립 컴퓨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심지어 부품 가격을 인터넷에서 찾아 비교해보면 턱이 저절로 벌어질 것이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이제 브랜드를 갖춘 회사다. 그 플랫폼을 기반으로 나름 이름값을 높인 <오징어 게임>이 미국에서 열린 드라마 부문 최고, 최초상(에미상)을 받았음에도 국내에서는 호불호가 갈리면서 현재 온라인상에서 무척 시끄럽다.
“‘오징어 게임 좋다’는 네가 싫어”…‘뇌절’ 공격 끝에 남는 것은 [출처 : 한겨레 S]
문화나 예술 관련해서 기존 기득권의 간섭은 힘이 강해지면 늘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왜냐 하면 다수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문화적 힘을 절대적으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존에 박근혜 정부가 블랙리스트까지 꾸려가며 문화계 인사들을 억압했던 것은 이를 반증하는 좋은 예다. 2022년 현재에도 이런 행태는 알게 모르게 다시 나타나고 있다. 굳이 그 세력의 정체성을 파악하고 이게 옳으니 저게 옳으니 따질 필요조차 없다. 자유로운 표현에 대한 억압은 인간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기본적인 자각 행동의 근본을 막아서는 행위이며, 가장 편협하고 조직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터져 나오는 물줄기를 막아보려는 오만한 행위이자 자신만이 유일신이라 외쳐대는 말 같지도 않은 행태다. 특별한 다른 방법이 없음을 그들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실행하는 이유는 그 옛날 진시황이 '분서갱유'를 시행한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다. 비밀스러운 정보의 독점. 그것은 곧바로 권력이 된다. 아예 불태워 없애던가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내 손 안에서 내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하여 또 다른 강력한 권력적 파워가 되던가, 아니면… 스스로 망하게 조작하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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