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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만난 넷플릭스 #4/5

일상으로의 회귀 – 생활·문화편

by 마지막 네오

04. 또 다른 양극화로 이어지는 사회적 편견


중소기업과 대기업 제품에 대한 예를 들면 이해가 쉽다. 중소기업이 획기적이고 집중도 높은 제품을 만들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이런 제품은 중소기업 브랜드 마크로 달고 시장에 나서면 고전을 면치 못한다. 이 또한 사회적 편견과 고정관념이다. 사람들은 쉽게 불평한다. '에이~ 역시 싸구려가 그렇지', '내가 이래서 중소기업 제품은 안 쓰려고 했는데...' 등. 그렇기 때문에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브랜드를 타고 자신들의 제품이 팔리기를 원한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할 뿐이지 대기업 제품 중에 많은 부속제품들이 이런 방식으로 유통을 겪는다. 이 과정에서 천 원짜리 제품이 브랜드명만 달았을 뿐인데 갑자기 만원이 된다. 그 사이에 들어간 9천 원에 대한 내용은 소비자는 잘 알지 못한다. 대부분 광고와 홍보비에 사용된 것을 회수하는 차원임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배추 농사를 짓는 농부들이 배추값이 폭등해도 기존과 똑같이 포기당 300원에서 많아야 천 원 이내 밖에 손에 쥐지 못하는 것과 같다. 제품 자체에는 변화가 없지만 중소기업 제품에 불평했던 사람은 대기업 브렌드 상표가 붙여진 그 제품을 보면서 이렇게 말한다. '아! 역시! 뭐가 달라도 다르다니까!"


다르긴 개뿔! 똑같은 제품이다. 그런 대표적 예로 컴퓨터를 들 수 있다. 지금이야 삼성 같은 경우 메모리와 SSD, HDD 제품을 직접 생산하고 있지만(이 제품들도 세부사항은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 이전부터 지금까지 삼성 컴퓨터 내부를 들여다보면 자사에서 만든 제품을 빼고는 조립 컴퓨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심지어 부품 가격을 인터넷에서 찾아 비교해보면 턱이 저절로 벌어질 것이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이제 브랜드를 갖춘 회사다. 그 플랫폼을 기반으로 나름 이름값을 높인 <오징어 게임>이 미국에서 열린 드라마 부문 최고, 최초상(에미상)을 받았음에도 국내에서는 호불호가 갈리면서 현재 온라인상에서 무척 시끄럽다.


“‘오징어 게임 좋다’는 네가 싫어”…‘뇌절’ 공격 끝에 남는 것은 [출처 : 한겨레 S]


문화나 예술 관련해서 기존 기득권의 간섭은 힘이 강해지면 늘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왜냐 하면 다수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문화적 힘을 절대적으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존에 박근혜 정부가 블랙리스트까지 꾸려가며 문화계 인사들을 억압했던 것은 이를 반증하는 좋은 예다. 2022년 현재에도 이런 행태는 알게 모르게 다시 나타나고 있다. 굳이 그 세력의 정체성을 파악하고 이게 옳으니 저게 옳으니 따질 필요조차 없다. 자유로운 표현에 대한 억압은 인간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기본적인 자각 행동의 근본을 막아서는 행위이며, 가장 편협하고 조직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터져 나오는 물줄기를 막아보려는 오만한 행위이자 자신만이 유일신이라 외쳐대는 말 같지도 않은 행태다. 특별한 다른 방법이 없음을 그들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실행하는 이유는 그 옛날 진시황이 '분서갱유'를 시행한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다. 비밀스러운 정보의 독점. 그것은 곧바로 권력이 된다. 아예 불태워 없애던가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내 손 안에서 내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하여 또 다른 강력한 권력적 파워가 되던가, 아니면… 스스로 망하게 조작하든가.


(#5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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