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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는 권력자 #1/5

일상으로의 회귀 - 정치·사회편

by 마지막 네오

01. 인간은 왜 거짓말을 할까?


먼저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거짓말’에는 ‘선한 거짓말’은 제외하고자 한다. 말 그대로 거짓을 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세상 온 천지에 거짓말하는 존재가 인간 말고 또 무엇이 있을까? 왜 인간은 거짓말을 할까?

오늘도 스트레스 지수를 쭉쭉 끌어올리는 뉴스를 보다가 문득 거짓말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됐다.


거짓말은 명확하지 않은 이미지로 존재한다. 말이므로 당연하다. 또한 거짓말은 ‘사회적 행위’에 속한다. 뚜렷한 목적이나 목표가 있는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려는 의도나 무엇인가를 감추거나 속이려는 데 있어 비중 있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거짓말은 입 밖으로 툭 뱉어낸 껌처럼 단순하지 않다.


‘의도적인’ 거짓 ‘말’을 하는 동물은 내가 보기에는 인간이 유일한 것 같다.

동물이나 곤충은 포식, 방어, 보호 등 생명과 직결되는 이유로 속이는 행위나 형태를 거짓으로 꾸미는 경우는 있다고 알고 있다. 이기적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자연 생태계 내부의 질서 안에 있으므로 자연의 섭리라 할 수 있고 ‘의도적’이라기보다는 본능적이다. 그런데 인간은 이런 자연의 섭리조차 무시하고 쉽게 의도하여 거짓 ‘말’을 한다.


인간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로 일단 ‘지능’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해본다.

인간의 지능은 계발과 발전을 위해 사용하면 어떤 능력보다 가치 있지만, 타인에게 해를 입히거나 자신의 과오를 숨기기 위해 발휘되면 최악의 능력이 될 수도 있다. 지능이 있기 때문에 ‘의도’가 있고, 목적이나 목표가 있으며 성취도 있다. 그런가 하면 인간에게 ‘양심’이라는 게 있는 이유는 아마 ‘지능’이 악한 선택에 의해 사용되는 것을 대비해 ‘보다 사람답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어장치일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에게 있어 ‘지능’보다 ‘양심’ 또는 ‘영혼’이 훨씬 우선되어야 할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거짓말하는 인간은 스스로는 자신이 똑똑해서 모두를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자신이 다수의 타인들에 비해서 지능이 현저히 낮은 인간임을 증명하는 셈이다.


두 번째로 ‘인간성 포기’다.

모든 일은 처음이 어렵다. 도둑질도, 강도질도 심지어 살인도. 처음 할 때는 두려움에 식은땀이 비 오듯 흘러나오고 심장은 터질 것처럼 두근거릴 테지만,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두 번이 여러 번이 되면 익숙해지고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악의적인 익숙함은 인간적인 것을 포기하는 순간 너무나 쉬운 일이 되고 만다. 이런 익숙함은 제어장치인 ‘양심’은 이미 사라져 일명 ‘양심 없는’ 인간이 된 상태인 것이다. 양심을 잃는다는 것은 영혼을 잃는 것. 즉 인간성을 잃은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인간성을 포기한 자는 타인의 슬픔이나 아픔에 공감할 수 없고 삶과 세상은 단순해지며 쾌락과 욕심 등 이기적 요소만 남아 거기에서만 즐거움을 찾는다. 자신의 쾌락과 만족을 위해서라면 나 이외의 것은 생각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무척 위험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잘못된 선택’을 말하고 싶다.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삶 전체, 매 순간이 선택이다. 올바른 선택과 잘못된 선택은 늘 갈림길처럼 앞에 나타난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인간적인 자격, 즉 인격을 유지하거나 위에서 말한 대로 스스로 인간이기를 포기해야 할 상황에 놓인다. 보통 인간 같지 않은 사람에게 “니가 그러고도 사람이냐!”라고 따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거짓말은 자신 이외의 모두를 속이는 선택을 한 것으로, 쉽게 “그냥 말일뿐인데 무슨 큰일이라도 난 듯이 호들갑을 떠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거짓은 늘 큰 불행이나 피해를 동반하기 마련이다. 때로는 그런 피해는 생각보다 훨씬 엄청난 결과로 돌아오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모든 거짓말하는 주체도 스스로 이런 모든 것을 느끼고 알면서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생각하며 돌이킬 수 없는 어둠을 향해 더 깊이 들어가 버린다는 점이다. 그래서 거짓은 쉽게 또 다른 거짓을 낳게 되는 것이다.


(#2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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