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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지막 네오 Oct 27. 2022

비상선언(2022) #3/12

공공시설 여자 화장실을 생각하다

√ 내용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분은 읽지 않으셔도 무방합니다.


©네이버영화


04. 형사가 사건 때문에 휴가를 못 간다?


배우 송강호가 연기한 구인호라는 인물은 책임감이 투철한 대한민국 형사다. 주인공이기 때문에 영화에서 이 배역의 정의감과 성실함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런데 이 설정을 현실 세계에서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거리기 어려워지는 이유는 뭘까?


매번 휴가를 펑크내서 질려버린 아내가 혼자서라도 휴가를 떠나겠다는 설정은 바쁜 현대인의 단상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대한민국에 형사가 구인호 한 사람뿐일까? 과연 현실의 공무원들 모습을 제대로 투영하고 있는 것일까? 실제로 우리나라 형사들이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휴가를 반납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도 궁금했다.

기자는 당연히 사실을 전해야 한다. 형사는 범죄자를 잡아야 한다.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은 국민을 위하여 법안을 만들고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정말 그런가?

그들의 휴가 반려가 왜 위선으로 다가오는지, 이런 시선을 갖추게 된 나 자신이 이상한 것인가?



05. 공공시설 여자 화장실


오래전에 김어준 씨와 김진애 씨가 나누던 대화가 떠올랐다. 뉴스공장이었는지 다른 프로그램이었는지는 정확하게 생각나지 않는다.

도시건축학 박사다운 세심한 눈썰미를 보여주시는 김진애 씨가 공공시설 여자 화장실에 대하여 말했다. 남자 화장실 크기의 두 배 내지는 세 배로 지어야 한다고.

가만히 생각해보면 옳은 말이다. 남자들은 볼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다. 프라이버시를 생각해서 어느 정도 간격을 유지한다고 해도 소변기 5개 정도를 쭉 붙여놓는 방식의 화장실은 큰 크기가 필요 없다. 또한 해소하는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기 때문에 남자 화장실은 줄을 늘어서는 경우가 거의 없다.

반면 여성분들은 다르다. 뭐, 여자 화장실을 들어가 보지 않아서 딱 이렇다 하고 말은 못 하겠지만, 남자 화장실의 크기와 비슷한 크기로 나란히 들어서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여성들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복장 정리를 해야 하고, 좌식 해야 하니 시간도 공간도 더 필요할 것이다. 간편한 복장이 아니라면 더 오래 걸릴 것이며, 개인적인 공간이 아니므로 불안하기도 할 것이다. 여성이 장 트러블을 하소연하는 비율이 남성보다 더 높은 데는 이런 요소도 작용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내 생각에도 병원이나 공항, 기차역 등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시설만이라도 남자 화장실과 여자 화장실 크기를 같은 크기로 만드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본다. 남자 화장실보다 여자 화장실이 훨씬 더 넓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녀평등이 어쩌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어쩌고 하는 거 따지려거든 다른 데 가서 따지시라. 그런 걸 따지려는 게 아니라 그저 공공시설은 누구에게나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몸이 불편한 분들의 이용까지 감안한 설계라면 더욱 좋겠다.


공공의 의미가 그런 것 아니겠나,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편리하고 편안한 시설이어야 한다는. 이런 생각을 현실화하는 것이 대통령 궁전 이사하고 새 영빈관 짓는데 1조가 넘는 세금을 쓰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4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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