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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지막 네오 Oct 27. 2022

비상선언(2022) #6/12

주체성 잃은 부정적 사회의 비극

√ 내용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분은 읽지 않으셔도 무방합니다.


©네이버영화


08. ‘카더라’에 묻혀버린 주체성과 부정적 사회


아! 이거, 얘기가 길어질 것 같다.

이것저것 딴지 걸고 얘기하고 싶은 것이 더 있지만 쓰다 보니 글이 너무 길어진 것 같아서 이번에는 바로 핵심으로 돌진해본다.


우리나라에서 수년간 발생한 각종 재난·재해 사고를 살펴보면, 국가적 대응 체제의 미흡함이나 사후 처리에 관한 불신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세월호 사건’ 같은 경우에는 정치적 대척점 역할을 하며 이를 정치적, 정파적으로 이용하려는 이들로 인해 사회적 분열을 가속화시키는 한낱 단편적 사고로 치부되고 말았다.

어떤 세력이 권력을 잡느냐 또는 언론이 어느 편을 들어주느냐에 따라서 일반 국민들의 생각과 지지는 휘청휘청거렸다.

이것은 현재 우리 사회 구성원 개인이 얼마나 주체성이 없는지를 말해주기도 한다. 자신의 생각과 판단보다 ‘그렇다더라’하는 ‘가짜뉴스’에 휩쓸려 진실을 추구하기보다는 가십에 치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 사회에서 이렇게 진실 추구는 어느새 피곤한 일이 되었다. ‘지겹다’, ‘그만 좀 해먹어라’와 같은 말이 쉽게 공론화될 수 있는 현상은 극단적 혐오를 부추기는 정치적 대립이 우리 사회에 던져놓은 수많은 짱돌 가운데 가장 커다란 돌이다.


이와 같이 ‘지겹다’는 표현을 하는 데 쓰인 이상한 단어를 발견했다. 영화에 대한 정보를 찾다가 듣도 보도 못한 단어를 마주친 것이다.

‘뇌절?’

어감부터가 상당히 불쾌한 느낌을 주는 단어다. 찾아보니 인터넷에 버젓이 신조어라고 설명이 되어 있는데, 일본 애니메이션 ‘나루토’에서 쓰인 말이라고 한다. 의미는 ‘똑같은 말이나 행동을 반복해 상대를 질리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즉 지겨워서 뇌가 기절한다는 뭐 그런 의미 같은데, 참나, 헛웃음이 다 나왔다. 또 하나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한 우리말 파괴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요즘 부쩍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말을 ‘신조어’라는 이름표를 붙인 채 잘도 만들어낸다. 우리말 전체가 부정적인 말의 집대성이 될 날이 멀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말이 부정적이면 사회도 부정적이 될 것이 뻔한데도, 유독 부정적인 말들을 계속 만들어내는 이유는 뭔가도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아니면 이미 사회가 부정적이라서 부정적인 말이 계속 생산되는 것일까?


게다가 그 말들을 생산해내고 사용하는 데 주로 젊은 층의 비중이 크다는 점도 큰 문제다. 그만큼 젊은 사람들이 사회나 국가에 대하여 부정적이라는 말이기도 할 것이다. 이런 말이 만들어지고 공감되며 사용된다는 것은 그 사회의 속내를 보여주는 지표와 같다고 생각한다.


몇몇 영화를 전문적으로 평론하신다는 분들이 일반인은 이해하기 어려운, 자신들만의 세계관으로 툭 던져놓는 비평도 그렇지만, 거기에 휩쓸려 긍정적인 메시지보다 부정적 메시지에 집착해서 영화를 외면해버리고 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비평만 참고하기보다는 영화든 책이든 음악이든 일단 직접 보고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야 남들이 하는 말이 아닌 자신만의 느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7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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