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이 올 거예요>를 읽고 #1/5

세월호 참사는 결코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

by 마지막 네오

책을 펴 들고 ‘그날’로 시작하는 몇 페이지를 읽다가 바로 책을 덮으며 하늘을 올려다봐야 했다. 정말 읽기 힘든 책이었다.

스물여섯 개의 챕터를 읽는 동안 열 번 이상을 쉬었다 읽은 것 같다. 읽다 보면 가슴이 먹먹해져 바로 이어서 읽을 수가 없어서였다. ‘그저 읽는 사람이 이렇게 힘든데 이런 기억을 평생 가져가야 할 사람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세월호가 수몰된 지도 8년이 넘었다. 하지만 아직도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면 소름이 돋는다. 수학여행에 들떠 신나 있던 어린 학생들이 갑자기 차오르는 바닷물에 잠기며 더 이상 숨 쉴 수 없게 되는 그 순간의 공포가.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까? 감히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다.


책 <다시 봄이 올 거예요>는 ‘세월호 침몰 방관 사건’ 피해자들의 참사 발생 2년 후인 2016년의 근황을 전하고 있다.

11인의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이 26명의 생존 학생들 또는 그 형제자매들의 이야기를 옮겨 기록해 놓았다.

작가기록단은 이 책뿐 아니라 세월호 관련 245명의 희생자에 대한 기록을 담은 <416 단원고 약전-짧은, 그리고 영원한(굿플러스, 총 12권)>을 비롯해서 유가족의 육성 기록을 담은 <금요일엔 돌아오렴(2015, 창비)>, 철거민의 삶을 다룬 <여기 사람이 있다(2009, 삶창)>, 형제복지원 피해자 인터뷰 <숫자가 된 사람들(2015, 오월의봄)> 등 우리 사회 그늘에서 고통받는 약자들을 위한 집필 활동을 꾸준하게 해오셨다. 이 자리를 빌려 작가기록단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정수범(정휘범의 동생) / 반세윤 / 김진철(김진웅의 형) / 조태준 / 이정민(이지민의 동생) / 고마음 / 허민영(허재강의 동생) / 박준혁 / 유하은(유예은의 언니) / 박보나(박성호의 큰누나) / 이시우 / 김채영(김동영의 동생) / 김희은 / 김이연(김시연의 동생) / 이보라 / 유지은(유예은의 동생) / 박예나(박성호의 누나) / 최윤아(최윤민의 언니) / 장애진 / 한성연 / 김수연 / 유성은(유예은의 동생) / 김태우(김도언의 오빠) / 김예원(김동혁의 동생) / 이혜지 / 남서현(남지현의 언니)


인터뷰(구술)에 응해준 이름들이다. 책에서 말한 대로 지금은 사회 각 분야에서 각자 맡겨진 책임감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을 이름들(이하 ‘참여자’)이다.


그들 대부분은 ‘생존자’ 또는 ‘희생자의 언니, 누나, 형, 오빠, 동생’이라 불리는 게 싫다고 했다. 책에는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어렵게 된 현실로 인해 어찌할지 몰라 방황했던 시간들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 인터뷰에 참여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세월호 참사의 본질을 알리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을 준 스물여섯 명의 젊은이들께도 감사를 전하고 싶다. 또 그대들보다 조금 연장자 세대로서, 비정상적인 몇몇 어른들의 행태에 대해 헤아릴 수 없는 미안한 마음도 꼭 전하고 싶다.


사회의 삐뚤어진 몇몇 사람들 때문에 더 큰 상처를 받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데까지 힘들었음을 보았다. ‘조심스러움’이라는 단어는 공통적으로 튀어나오며 힘들어하는 모습도 보았다. 그래서 나는 태도를 먼저 확고하게 하고 지나가고자 한다.

이 글을 적고 있는 나는 오직 피해자 여러분께만 조심스럽게 말할 것이다. 여러분 가슴에 분노를 불 질렀던 이들에게는 그들의 오만만큼 고통스럽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조심스럽게 말하고자 하지만 겨우 아물어가는 상처를 다시 헤집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이다. 그럼에도 한 가지 말하자면 본인이 가식과 동정, 비난이라고 느낀다면 당당하게 그 느낌을 말하고 필요하다면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잘못한 것이 없는데 뭔가 잘못한 것처럼 몰아가는 것 또한 폭력의 한 형태다. 침묵하고 회피만 한다면 괴롭힘은 더 심해질 뿐이다. 또한 부당한 국가적, 사회적 폭력에 노출된 것을 가슴속에 싸안고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여기 형제자매를 비롯한 세월호 유가족 모두는 결코 불쌍한 사람들이 아니다. 진짜 불쌍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스스로 양심마저 저버린 버러지 같은 사람들이 불쌍한 사람들이다.

소중한 사람을 잃고 가슴 아파하면서도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행동하는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 점점 명확해지는 성장통의 결과를 오롯이 삶에 담아낼 것이므로, 결국은 우울하거나 슬프지 않게 될 것이고 더욱 강해질 것이라 믿는다.


(#2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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