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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지막 네오 Nov 28. 2022

X세대 중장년층의 현실

일상으로의 회귀 - 정치·사회편

미국에서 50세 이상의 혼자 사는 1인 가구 비중이 36%에 달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나도 50세가 넘은 X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그 범위 안에 속하기 때문에 눈길이 끌렸다.



뉴스에서는 1960년대 13%였던 1인 가구 비중이 현재 30%를 육박하고 있고 50세 이상에서 1인 가구가 평균보다 20% 정도 많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이 2021년 통계에서 1인 가구 비중이 전체 가구의 31.2%로 미국의 29.5%보다 많다는 점은 놀라웠다. 2000년에 15.5%였던 것이 20년 새 배로 급증해 미국보다 더 심화했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 1인 가구 전체 중에서 50세 이상의 여성 1인 가구 비중이 60%라고 했다. 이 여성들이 기존 세대는 꿈도 꾸지 못했던 전문적 직업과 자가 소유, 경제적 독립과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에서 예찬하듯 “참으로 인생을 구가하고 있다”는 점에는 동의가 어려울 것 같다. 물론 나는 여성이 아니므로, 독립적인 생활에서 느끼는 어떤 해방감 가득한 생활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직접 체험하지는 못했다. 다만 여성이든 남성이든 그 성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생활이라는 것은 결국 비슷한 상황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해본다.


문제는 이러한 1인 가구, 즉 독립적으로 생활하면서 혼자 지내는 것이 결코 추천될만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뉴스 말미에도 잠깐 언급했듯이 혼자 생활하는 나이 든 사람들이 더 나이가 들었을 경우,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극도의 외로움에 빠져든다는 점이다.

아마도 그 종착지는 찌든 외로움으로 인한 우울증이나 고독감에 시달리다가 좋지 못한 선택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도 이런 사회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뚜렷한 해법은 아직 없다. 뉴스 기사가 미국이라는 국가 사회를 예로 들었을 뿐이지 사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나라의 중장년층의 1인 가구 비중은 빠른 속도로 늘어가고 있고, 베이비부머 세대 또는 X세대로 불리는 이 구간의 사람들은 그 수도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차후에 홀로 늙어가면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고립에 대하여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는 부분은 커다란 문제로 부상할 것이다.

사실 대부분 고충을 호소하는 부류는 부유층의 경우보다 빈곤층의 경우가 더 많고, 그들은 자발적으로 혼자가 되는 것을 원한 것이 아니다. 어쩔 수 없이 홀로 살면서 외로움과 고독감에 우울한 나날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


혼자 사는 중장년층은 현재 너무나 빠른 사회 변화에서 뒤처져 문화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소외되기 시작한 지 오래고, 이런 현상은 국가적 복지 차원에서 케어 되어야 할 것이나 실제로는 대부분 방임, 방치되고 있다.


중장년층의 소외는 국가와 사회적 원동력을 약화시키고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이다.

사실 거창하게 국가와 사회를 논할 것도 없다. 작은 단위로 개인 스스로나 가족 개념 안에서만 살펴봐도 심각한 상태다. 누군가 고독사해도 몇 주, 몇 달 동안 방치되었다가 발견되는 경우를 쉽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중장년층의 소외는 전통적인 가족의 개념이 바뀌면서 더욱 가속화되는 가족 해체의 중심에 있다. 가족의 해체는 사회적 각박함으로 이어지고, 전통이나 문화 자체에 대한 개념에 있어서도 혼란을 겪게 되는 바탕이다.


뉴스에서 말한 바와 같이 독립적인 생활이 경제적 자유와 성취, 해방감에 가까운 생활을 만끽한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이것은 개인적인 독립이나 1인 가구와 같은 가족 체계의 변화와는 별개로 인간 사회 내에서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없는 구조, 그러니까 가족이 있든 없든, 경제생활을 하든 안 하든 상관없이 현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개개인이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없는 사회적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혼자가 아니라 가족을 이루거나 어떤 집단의 구성원으로 자리하고 있어도 사람들은 때때로 극도의 외로움이나 고독함을 느낀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사회적 혼란과 대립, 분열에서 비롯되는 각종 위협, 재해, 사고, 사건, 정치적인 불안들이 심리적인 위축을 가져다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본주의 경제의 폐해를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하는 소시민의 입장은 이와 같은 심리적 불안감과 더불어 하루하루가 살아가기 버거운 상태로 변화하고 있다.


눈부신 기술 발전이 무색하다. 핵융합, A.I, 자율주행 자동차, 빅데이터의 시대이건만 진짜 사람을 위한 기술은 없는 것 같다. 누구나 나이가 들고 늙어가기 마련이지만,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의 미래 역시 말 그대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인 것 같다.

복지가 되었든 정신적, 심리적인 부분이 되었든 부실하고 기댈 것 없는 현실에서, 점점 각박해져만 가는 삶에 애착을 갖고 무엇인가 꿈꾸며 살아간다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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