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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지막 네오 Dec 07. 2022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1976) #3/5

파괴되기 쉬운 순수, 악의적인 즐거움

√ 내용 자체가 미리보기 수준입니다. 원치 않는 분은 읽지 않으셔도 무방합니다.



집으로 돌아온 뉴턴은 메리-로우와 또다시 언쟁을 벌인다. 뉴턴이 자신을 떠나버릴까 불안한 메리-로우와 한시라도 빨리 가족에게 돌아가고 싶은 뉴턴.

결국 뉴턴은 괴로워하는 메리-로우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힌다. 뉴턴을 정말로 사랑했던 메리-로우는 큰 충격을 받는다.

거기에 더해 뉴턴은 자신을 의심하던 브라이스에게도 정체를 알려주는 방법으로 그의 신뢰를 얻으려 한다.


월드 기업에서 우주여행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까지 발표하자 정부의 권력자들도 움직이기 시작한다. 장교 출신인 피터스는 월드 기업을 찾아가 올리버에게 회유와 압력을 가한다. 피터스는 월드 기업이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춰주길 기대하지만 월드 기업이 다른 기업들을 압도하며 독자적인 노선으로 나아가자 정치적 견제를 시작한 것이다. 결국 압력에 굴복하지 않자 권력자들은 좀 더 강력한 다른 방법을 모색한다.


이 영화는 친절하지 않다. 소설의 장면을 그대로 영상화해서 옮겨놓은 듯이 단편적인 컷의 연결에서 많은 부분이 생략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피터스와 정부 사람들에 의해 올리버와 그의 비서가 살해당하고, 뉴턴은 매수된 운전사 아써에 의해 우주선 발사 당일 납치되고 만다.

사실 그 상황의 뒤편에는 항상 더 강한 권력에게 들러붙는 네이튼 브라이스가 있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장면 역시 영화에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차후에 브라이스가 피터스의 집을 찾아 그와 마주 앉아 얘기 나누는 장면으로 생략된 부분을 유추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 영화는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시간적인 생략뿐 아니라 장면과 장면의 이어짐을 순차적으로 나열하지 않았다.

대학교수인 네이튼 브라이스가 어린 제자들과 섹스를 즐기는 장면과 뉴턴이 호텔에서 정신을 차리는 장면을 짧게 짧게 교차하여 보여주거나, 뉴턴이 우주선 발사대로 입장하다가 납치되는 장면과 올리버와 그의 비서가 살해되는 장면, 메리-로우가 올리버로부터 현금을 권유받지만 뿌리치며 뉴턴의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는 장면이 동시에 교차한다. 또한 뉴턴이 메리-로우나 브라이스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도 자신의 고향별에 두고 온 가족의 모습을 회상하는 영상이 계속해서 교차되어 표현된다.


이러한 연출기법은 상대적인 현실을 극명하게 대비시켜 숨겨진 인간 본성에 대하여 생각하게 유도하고 있다. 영화가 만들어진 1976년의 시대적인 시각 기술의 한계와 그런 상황에서 외계인의 특수성을 차별화해서 표현하는 것이 까다로웠음을 헤아려볼 수 있게 한다.

또한 외계인이 주인공이긴 하지만 영화에서 주로 다루는 것은 브라이스라는 캐릭터를 통해 인간 내면의 타락과 시대적인 기회주의를, 그리고 뉴턴을 통해 이방인으로서 느끼는 정체성의 혼란과 멀리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에 방황하는 휴머니즘적 가치를, 메리-로우를 통해 한 여성의 욕구와 실연에 대한 자포자기와 같은 숨겨진 감정선을 추구하고 있다.


영화에서는 TV 속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이것도 그 당시 영화에서 자주 쓰였던 방식으로 심리적 대변과 인물의 현실을 반영하는 은유적인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다.


뉴턴은 자신의 정체를 숨기면서 그토록 조심했지만, 정성을 다해 구애하는 여인과 알코올, 사람에 대한 신뢰 등으로 인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모든 것을 잃게 된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우주여행이라는 거시적 프로젝트를 조급하게 진행하게 했고, 그로 인해 정부 권력자들의 눈에 띄며, 그들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면서 결국 뉴턴의 꿈은 산산조각 나고 고난이 시작된다.


(#4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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