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지막 네오 Dec 08. 2022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1976) #5/5

전설이 되어버린 록스타와 정체성을 찾아가는 감독

√ 내용 자체가 미리보기 수준입니다. 원치 않는 분은 읽지 않으셔도 무방합니다.



영화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의 니콜라스 뢰그 감독은 1928년 8월 15일 영국에서 태어나 2018년 11월 23일 사망했다. 영화는 미국 국적을 달고 있지만 감독과 주연배우가 모두 영국인인 셈이다.

뢰그 감독은 처음에는 군에서 영사기사로 복무하며 영화와 인연을 맺었고, 세계 2차대전 직후에는 잡일꾼과 편집 도제로서 영화계에 입문한다.

1950년 MGM 영국 스튜디오에 합류한 뢰그는 1959년 카메라맨으로 변신해 데이비드 린 감독의 <아라비아의 로렌스(1962)> 등 다양한 종류의 영화 작업에 참여했다.


이후에도 프랑소와 트뤼포, 존 슐레진저, 리처드 레스터 등의 명감독과 작업을 함께 한 뢰그는 화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도널드 캠멜과 함께 <행동(1970)>을 연출하며 감독으로 데뷔한다.


범죄 조직의 우두머리인 카스와 록스타 터너의 이야기를 담은 <행동>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던 두 남자가 성, 마약 등을 매개로 어떻게 서로의 정체성을 교류하는지를, 당시에는 혁신적인 영화 기법으로 탐색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도 전설적인 록그룹 [롤링스톤스]의 멤버 믹 재거가 출연한다.


뢰그의 작품 중에 영국의 록스타 데이비드 보위가 주연한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는 정체성의 혼란이라는 뢰그 감독이 주로 다루는 주제를 재확인시켜준 작품이다. 이어 발표하는 <배드 타이밍(1980)>에서는 냉정하고 이성적인 심리학자가 도발적인 한 여자의 매력에 이끌려 적막한 섹스를 이어간다는 충격적인 내용으로, 뢰그 감독 자신의 표현을 빌리자면 “병든 사람들을 위해 병든 사람이 만든”, 황폐한 현대사회를 풍자한 작품이다.


이후 뢰그 감독은 마릴린 먼로와 아인슈타인이 호텔방에서 만난다는 기상천외한 상황을 코미디로 그려낸 <사랑의 상대성(1985)>과 그 외에도 <표류(1987)>, <마녀와 루크(1990)>, <콜드 헤븐(1991)> 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그러나 그만의 스타일을 잃어버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고전했다.


뢰그가 카메라맨으로 촬영한 작품으로는 <죽음의 가면(1964)>, <퍼니 씽 해펀드 온 더 웨이 투 더 포럼(1966)>,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1967)>, <007 카지노 로얄(1967)> 등이 있으며, 감독과 촬영을 병행한 작품으로 <행동(1970)>, <워커바웃(1971)>, <지금 보면 안돼(1973)>가 있고, 감독한 작품으로는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1976)>, <배드 타이밍(1980)>, <용의자(1982)>, <사랑의 상대성(1985)>, <아리아(1987)>, <표류(1987)>, <트랙(1988)>, <영 인디아나 존스(1992)>, <어둠의 묵시록(1994)>, <삼손과 데릴라(1996)>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영화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의 주연을 맡은 데이비드 보위에 대해서 알아보자면, 본명은 데이비드 로버트 존스(David Robert Jones)로, 1947년 1월 8일 영국에서 태어난 세계적인 로커이자 아티스트이다.


1967년 1집 ‘David Bowie’로 데뷔해 수많은 새로운 음악적 시도와 변화무쌍한 음악 장르를 선보임으로써 다재다능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포크, 글램 록, 소울, 익스페리멘탈 록, 펑크, 팝, 디스코, 일렉트로니카, 재즈, 아트 록, 앰비언트, 뉴 웨이브, 하드 록, 테크노 등 대중적 장르부터 마이너 장르까지 두루 섭렵하며 새로운 음악적 시도와 융화를 선보인, 그야말로 시대를 앞질러 나간 천재적인 뮤지션이다. 또한 자신의 음악적 색깔에 맞춰 다양한 페르소나를 표현하고 파격적이고 매력 있는 패션 스타일을 선보이며 자신만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창조해나갔다.


데이비드 보위는 어려서부터 음악에 큰 관심을 보였고, 13세 때 웨스트엔드 재즈의 영향을 받아 색소폰을 배웠으며, 엄청난 독서를 통해 자신의 음악에 철학을 채워나갔다.

15세 때 친구와 주먹 다툼을 벌이다 한쪽 눈을 다치면서 오드아이가 된다. 영화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에서 데이비드 보위의 눈은 영화적 분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보위는 1970년에 안젤라 바넷과 결혼해 아들 덩컨 존스를 낳았다. 결혼 이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보이면서 많은 사회적 이슈와 센세이션을 몰고 다니는 캐릭터였다.


2016년, 노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새로운 앨범 [Blackstar]를 발표하였으나, 오랜 시간 동안 숨겨온 암 투병을 극복하지 못하고 데이비드 보위는 69세의 나이로 지난 2016년 1월 10일 사망한다.

자신의 마지막 앨범 완성을 위해서 끝까지 고통을 견뎌내며 아무도 모르게 숨겨왔다는 후일담을 들으며, 그가 얼마나 음악적 도전에 열정적이었으며 진심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여자보다 더 예쁜 외모와 심하게 마른 체형 안에 숨겨진 거대한 예술적 면모에 새삼 존경을 느낀다. 끝.



매거진의 이전글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1976) #4/5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