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래된 노트
어느 시인이 말했습니다.
‘그대 내게 오지 않음은
만남이 싫어 아니라
떠남을
두려워함인 것을 압니다’*라고
그대도
떠남이 두려운 건가요?
나는 그대를 사랑할 뿐입니다.
그밖에는 두렵지 않아요
그대 오지 않음은
모르는 것 때문인가요?
나는 그대를 믿을 뿐입니다.
그밖에는 모르는 것이 없죠
그대 우는 모습 보고픈 것이 아닙니다.
그저 곁에 있는 것을 원합니다.
그저 곁에 앉아 웃는 것이
보고 싶은 것 뿐입니다.
멀리에서 울고 있다면
아직도 그저 두려운 모양입니다.
* 김초혜님의 시 사랑굿1 中에서
(1987년 11월 이후, 어느 날부터 쓴 <나의 오래된 노트>에서 꺼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