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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지막 네오 Feb 03. 2023

그들이 멸망한 이유

세 대의 로봇 : 출구 전략 - 러브, 데스 + 로봇 시즌3(2022)

√ 스포일러가 엄청납니다. 원치 않는 분은 읽지 않으시길 추천합니다.


제목 : 러브, 데스+로봇 시즌3 중에서
   세 대의 로봇-출구 전략(Three Robots-Exit Strategies)

크리에이터 : 팀 밀러, 데이비드 핀처, 제니퍼 밀러, 조시 도넌
제공 :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시리즈
년도 : 2022년, 총 9화 완결
장르 : SF, 스릴러, 호러
등급 : 성인용

시즌1에서 나왔던 세 대의 로봇 2 버전이다.

인류가 멸망한 이유를 학습하기 위해 다시 한번 견학을 나왔다.


첫 번째 견학지는 ‘생존주의자 기지’라는 이름의 장소다.

정부의 지원을 거부하고 사냥을 기반으로 생존했던 인간들의 마지막 유적지와 같은 곳이다.

그곳에는 ‘생존주의’가 무색하게 각종 총기류가 널려있다. 사냥에 이어진 서로의 기지를 공격했다는 설명에서 알 수 있듯이 결국에는 고갈된 식량을 차지하기 위해서 서로 죽였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그들은 사회경제적 혜택이나 선택지가 적은 부류, 즉 가난한 자들을 말한다.

소외된 가난한 사람들은 최후의 순간에 무엇을 선택한 것일까? 이 짤막한 에피소드에서는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는 생략되어 있지만 어렵지 않게 추측해 볼 수는 있다.


세 로봇은 이어서 부유층이 마지막을 보낸 장소인 시스테딩 ‘테크란티스’라는 곳을 방문한다.

‘시스테딩(Seasteading)’이란 바다 위에 조성된 인공 도시를 말한다. 그곳에는 마치 성처럼 보이는 구조물도 보인다.


여기에서도 생존을 위한 식량 문제가 제기되는데, 바다 한가운데다 보니 당연히 생선이나 해조류를 식량으로 취했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미 플라스틱으로 오염되어 버렸다는 점이다. 또한 이 시스테딩 도시에 살던 인류의 치명적인 실수가 하나 더 있는데, 그것은 바로 ‘선별’을 거친 생존이었다.


성처럼 보이는 구조물은 아마도 권력을 가진 기득권 세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술을 신봉한 생존자들은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내침으로 자신들의 자원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려 했다. 그리고 기술에 의존해 시스테딩의 관리를 로봇에게 맡겼으나, 예상치 못한 로봇들의 반란으로 인해 몰살되고 말았다.

이 짧은 역사 논증을 통해 인류가 어리석었고, 이기적이었으며, 오만한 존재였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Netflix


로봇들은 이번에도 시즌1의 그때처럼, 마지막으로 지하 벙커 시설을 방문한다.

인류 멸망을 앞둔 시점에 인류의 지도자들이 피신했던 요새다.

이곳의 참혹함은 앞선 두 장소보다 더욱 심하다. 식량 생산에 실패하자 인류는 ‘극단 민주주의’라는 허울 좋은 미명으로 투표를 통한 식인을 선택한 것으로 그려진다.

인류의 어리석음에 실망한 로봇 중 하나가 묻는다.

“살아남은 인간은 없는 거야?”라고.


전 인류의 0.01% 부유층만이 지구를 탈출하여 화성으로 갔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도 생존을 위한 인간의 이기적 욕망이 어떻게 작용했는지 보여준다.

인류는 병든 지구를 되살릴 충분한 기술과 여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특권 의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차별과 선별을 선택했다.


세 로봇은 이번에도 황폐한 지구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인간 문명과 인류 멸망 이유에 대해 학습한다.

본 에피소드는 시즌1에서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이기적인 탐욕과 욕심에서 비롯된 결과를 상상으로 보여주면서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고 있다.

시즌1의 세 로봇과 비슷한 것은 그뿐만이 아니다.

황당한 개그로 마무리한 것도 비슷하다.


로봇들은 지하 벙커에서 유일하게 발사된 우주선의 기록이 남아있음을 확인한다. 인류는 화성에 살아남았을까?

하하… 아니다. 이번에도 화성에 살아남아 문명을 이룬 존재는, 인간에 의해 진화된 고양이였다는 황당하지만 재미있는 결론으로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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