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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지막 네오 Feb 09. 2023

거품 터지듯 지구가 사라졌다

나이트 오브 미니 데드 1/2 - 러브, 데스 + 로봇 시즌3(2022)

√ 스포일러 그저 그렇습니다. 그래도 혹시 걱정되시는 분은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목 : 러브, 데스+로봇 시즌3 중에서
   나이트 오브 미니 데드(Night of the mini Dead)

크리에이터 : 팀 밀러, 데이비드 핀처, 제니퍼 밀러, 조시 도넌
제공 :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시리즈
년도 : 2022년, 총 9화 완결
장르 : SF, 스릴러, 호러
등급 : 성인용


☞ 간단 줄거리

한 남녀가 교회 건물이 있는 공동묘지에 차를 타고 도착한다.

두 사람은 거기에서 애정행각을 벌이다가 묘지를 훼손하고, 천사상을 넘어뜨리고 교회 건물까지 파괴한다. 그러자 갑자기 천둥 번개가 번쩍거리더니 공동묘지에 묻혀있던 시체들이 일어난다. 좀비들은 남녀를 공격하고 남녀도 좀비가 된다.

좀비들이 도시에 나타나고 순식간에 온 도시가 아비규환에 빠진다. 하나의 도시에서 도시로 이어지고 빠르게 전 세계로 번져간다. 화학물질에 반응한 좀비는 돌연변이 형태로 거대해지고 불까지 품는다.

온갖 방법에도 불구하고 결국 좀비의 확산을 막지 못한 국가들은 최종적으로 핵미사일 버튼을 누른다. 수 백기의 핵탄두가 하늘로 솟아오르고 지구는 폭발로 종말을 고한다. ‘뽁!’하고…



정말 짧은 러닝타임이다. 단 5분 만에 지구가 사라졌다. 엄청난 재난이자 공포로 가득한 상황을 미니어처로 귀엽게 표현했다.

음… 감독은 왜 이런 내용을 미니어처를 통해 표현했을까? 개그감을 살리기 위해? 아니면 귀엽게 표현하려고 그랬을까?


내 생각에는 미니어처로 표현한 것이 정말 현명하고 획기적인 선택이었다는 생각이다.


감독은 시청자를 전지적 시점에서 상황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단 5분 만에 전개되는 상황을 모두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만약 혼란과 공포의 상황을 그 내부에서 인간의 시야로 그려냈다면, 또는 영화의 서사 형태로 표현하려 했다면 이 작품은 현실적인 표현을 위해 짧게 잡아도 1시간 이상의 러닝타임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리고도 지지부진하게 흐릿한 꼬리를 많이 남겨두었을 것이다. 그러나 혼란과 공포의 도가니가 된 그 내부에서 겪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려 했다기보다는 말하고자 하는 간결한 메시지만 숟가락으로 떠내듯 담아내고 싶었던 것 같다.

거기에 신적인 시점과 우주적 차원의 시간을 적용한 것은 간결하면서도 확고한 방법이 아닐 수 없다.     


먼저 신(神)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야 할 것 같다.


화자(또는 감독)는 <러브, 데스+로봇> 시리즈의 핵심을 이루는 인간들의 어리석음, 탐욕과 무절제를 이번에는 종교적인 바탕에서 끄집어냈다.


첫 장면에 등장하는 공동묘지는 묘비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있고, 교회 건물 앞에는 거대한 천사상이 있다.

한 남녀는 숭고해야 할 장소에 도착해 난잡한 욕구를 해소한다. 특히 남자가 천사상에 기어올라 천사를 능욕하는 행위를 하다가 천사상이 넘어지면서 교회 건물까지 파괴된다. 이에 보란 듯이 교회 꼭대기에 있던 십자가가 떨어져 거꾸로 박히면서 저주가 시작된다.


상당히 기독교적인 서사다.

서양의 신들은 대부분 벌을 주는 신이다. 하나님도 그렇다. 자기 자신 이외의 신을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인간의 죄에 대해 벌하는 신이다.

거꾸로 박힌 십자가는 바로 그것을 상징한다. 그런 면에서 현시대의 기독교는 강력한 미국을 의미하기도 한다. 세상 온갖 정의를 나서 실천하는 것 같지만 실체는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그런데 이어지는 체벌의 방법으로 선택한 ‘좀비’는 기독교의 하나님이 벌하는 방식이 아니다.


좀비(Zombi 또는 Zombie)는 ‘살아있는 시체’를 뜻하며, 아이티를 비롯한 여러 나라가 믿는 부두교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위키피디아를 참고하기 위해서 접속해보니 다른 문서와는 조금 다르게 ‘출처 불분명’을 명시해 두었다. 내용을 읽어보니 그럴 만도 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Netflix


부두교의 사제를 ‘보커(bokor)’라고 부르는데, 인간에게서 영혼을 뽑아내 좀비를 만든다고 한다. 신뢰도를 조금이라도 높이려는지 이렇게 적고 있다.

하버드 대학의 민속식물학자인 웨이드 데이비스의 저서 <더 서펜트 앤 더 레인보우(The Serpent and the Rainbow)>에 따르면, 보커가 두 종류의 약물을 이용해 멀쩡한 사람을 가사 상태로 만들어 좀비로 부릴 수 있다고 썼다. 아이티에서는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좀비들이 노동자로 팔려나가는 범죄가 지금도 성행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정말 믿기 힘든 이야기다.

[출처 및 참고 : 위키피디아]


(#2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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