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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지막 네오 Feb 12. 2023

<골때리는 그녀들> 승강전 분석

일상으로의 회귀 – 생활·문화편 : <골때리는 그녀들>

지난 2023년 2월 8일 방송된 <골때리는 그녀들>에서는 [FC 개벤져스]와 [FC 발라드림]의 승강전이 벌어졌다.

이 글은 이 게임을 토대로 했음을 밝힌다.



흠, 먼저 어깨 좀 으스대며, 뿌듯했다.

지난 글 <골때리는 그녀들 BEST 10>을 통해 60명의 선수 개개인을 분석하여 BEST 10을 순전히 개인적인 시각에서 선발해 보았다.

당시 글에 쓰지는 않았지만, 혼자의 주관적인 판단과 선수들에 대한 객관적인 실력 검증을 위해서 나름 첨단 기술(?)의 도움을 받았다.


정확한 자료를 검출하기 위해 기존 방송분을 다시 보기 하는가 하면, 수십 군데의 웹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선수 개인 자료를 수집했고, 엑셀과 데이터베이스까지 동원해 나이와 특성별로 여러 차례의 sort(구분 or 선별) 작업을 거쳐 내가 생각한 직감이 정확한 것인지 검증했다.


그냥 허투루 툭툭 내뱉는 방식이 아니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거기에 더해 으스대며 잘난척하고 싶은 것은 그 분석이 거의 적중했다는 점 때문이다.

또한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이 예능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올리는 글 중에 고리타분한 철학적 관념이나 인문학적 관점이 들어간 글들에 비해 짧은 시간 안에 ‘좋아요’도 많았고, 특히 브런치 자체보다 검색을 통해 읽는 분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아! 사람들이 관심 있는 분야는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도 했다.


물론 인기 있는 글이라고 해서 거기에 편중하거나 올인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다. 단지 양방향 소통이라는 차원보다도 내 분석이 맞아 들어갔다는 데 대한 약간의 잘난 척을 하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이전에도 분명하게 드러낸 이야기지만, 다시 한번 강조하면 나는 ‘순위 매기기’를 엄청나게 싫어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스포츠 시합에는 어쩔 수 없는 순위가 있고, 승자와 패자에 따른 리그 진출이라든가 어떤 혜택이 있는 것 자체가 프로그램의 성격이기에 이것을 뭐라고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예전에 <나는 가수다>를 겪으면서,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뮤지션들이 대중의 순간적 선택에 의해 ‘가수로서 순위 매김’을 당하는 것을 보면서, 이건 무슨 도살장에 줄 선 소도 아니고… 참 비참한 예술가들의 현실과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중의 잔인함을 목도하면서 많은 소주병을 비웠더랬다.



쓸데없고 재미없는 얘기는 집어치우고 잘난 척을 이어가 보겠다.

일단 지난 2월 8일 방송분에는 [FC 개벤져스]와 [FC 발라드림]의 승강전이 있었는데, 먼저 결과를 밝히자면 공식적인 전후반전 끝에 양 팀은 1대 1로 비겼다. 이후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개벤져스가 발라드림을 3대 0으로 완파하면서 최종적으로 승리했다.


경기 내용이 부실하면 쓸데없이 감독의 신경전이니 선수들의 인터뷰가 앞쪽에 길게 들어가는 것 같다. 이 경기도 앞부분에 중요하지 않은 장면이 많은 것을 보면서 ‘아! 경기 내용 자체는 별 내용이 없구나’라고 예상했다.


지난 시즌에 개벤져스는 슈퍼리그에서 챌린지리그로 떨어졌다. 그리고 이 게임을 승리하면서 다시 슈퍼리그로 승격되었다. 반면, 발라드림은 창단하자마자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와 슈퍼리그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이 게임을 통해 다시 챌린지리그로 강등된다.

슈퍼리그와 챌린지리그를 등급으로 나누어 생각해 보면, 두 팀 모두 그사이를 오가며 가장 큰 폭의 승격과 강등을 경험한 셈이다.


이전 BEST10 분석 글을 토대로 하면, [FC 개벤져스]에서는 조혜련, 오나미, 김혜선을 에이스로 꼽았고, [FC 발라드림]에서는 경서와 서기를 꼽았었다.

그러면서 [발라드림]의 서기와 경서에 대해서 BEST 10에서 빼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경서는 근성이 있고 서기는 기술이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같이 있어야만 효과가 있는 세트 상품과 같다.
 경서도 서기도 혼자서는 부족함이 있고, 아직 경험도 부족해 미숙함이 보인다.”


이와 같은 분석은 이번 승강전을 통해서 증명됐다.

서기가 뜻밖의 부상으로 경기에서 빠지자 경서는 혼자서 어떻게든 해보려는 근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특유의 티키타카는 고사하고 결국 개벤져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마찬가지로 개벤져스의 골 장면에서도 분석은 적중했다.

지난 글에서 에이스 22명 중에 첫 번째로 공격수 중에 오나미를 뺐었다. 오나미는 개인적인 “발재간은 좋으나 경기 흐름을 읽는 시야가 부족하고, 혼자서 기회를 만들어낼 능력은 부족해 보인다.”라고 분석했었다.

오나미는 이번 경기에서도 선발로 출전한 이후 줄곧 공만 보고 쫓아다니는 동네 축구를 선보인다. 발재간은 좋지만, 축구(또는 풋살)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면 기술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오히려 에이스 22명의 명단에서 ‘오나미’를 빼고 ‘김승혜’를 올려야 할 것 같다. 오나미가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동안 김승혜는 킥이나 경기 전체를 읽어내는 시야, 그리고 개인기까지 일취월장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첫 골은 김혜선의 패스를 골대 앞에 있던 김민경의 얼떨결에 밀어 넣어 골을 만든다.


이에 질세라 후반전에 발라드림에서도 한 골 넣긴 하는데, 오나미의 핸드볼 반칙을 경서가 프리킥 한다. 이것을 서문탁이 헤딩으로 골문 앞에 떨구고, 리사가 주워 먹기식으로 골문 안으로 밀어 넣는다.

골이 들어간 상황이야 어찌 되었든,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비주류 팀원들의 간절한 마음이 컸다는 점이다.

예상한 대로 서기가 없는 경서는 혼자서 무엇인가 이뤄내기에는 역량이 부족했다. 서기가 없는 경서는 다른 발라드림 팀원 중의 하나일 뿐, 특출난 에이스의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었다.


결국 따져보면 공격적인 측면에서 개벤져스도 발라드림도 거기에서 거기였다.

또한 BEST 10 분석에서 가장 연장자 팀인 개벤져스와 가장 연소자 팀인 발라드림의 대결이 무엇이 달랐던가 하는 점을 증명하는 장면은, 전후반이 끝난 후에 지친 모습의 개벤져스와 이미 승부차기 연습을 하고 있는 발라드림의 모습에서 여실히 차이가 드러난다.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이자면, 경기 후에도 체력이 남아있던 발라드림이 경기를 무승부로 끝냈다는 건 사실 패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이다.


체력적인 면모에서 드러난 모습이 그러했다면, 정신적인 부분은 어땠을까?

지난 글에서 조혜련을 골키퍼 부문에서 최고의 에이스로 꼽으면서, 그녀의 파이팅과 열정, 노력, 정신력을 모두 칭찬했었다.

이번 경기를 통해 이 분석 또한 정확하게 100% 들어맞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혜련은 능숙한 노련미를 앞세워 상대를 압도하며 심리적 싸움에서 완승을 거둔다. 승부차기에서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FC 개벤져스]에 승리를 가져온다. 발라드림 선수들이 승부차기를 못 찼다기보다는 조혜련에게 심리적, 정신적 싸움에서 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흠… 이쯤에서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허접한 분석 글이 이렇게 정확할 수가! 하고… 하하하.

노력을 쏟은 만큼 분석이 정확했다는 점에서 기분이 좋았다. 거기에 더해 능글능글 잘난 척 할 수도 있고, 으스대는 것도 좋다. 음… 같은 말인가?

아무튼… ‘좋아요’나 ‘조회수’ 좀 살펴보고 또 기분 좋으면 돌아오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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