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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지막 네오 Feb 13. 2023

스위치(2023) #1/6

현실과의 괴리

☞ 스포일러는 그저 그렇습니다만, 그래도 걱정되시는 분은 읽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제목 : 스위치(Switch)
감독 : 마대윤
출연 : 권상우(박강 역), 오정세(조윤 역), 이민정(수현 역),
     박소이(로희 역), 김준(로하 역), 유재명(동백 역),
     차희(우희 역), 황승언(화영 역), 송영재(택시기사 역)
개봉 : 2023.01.04.
국가 : 한국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하이브미디어코프 [출처 : https://movie.daum.net]


간단 줄거리

톱스타 박강, 오만하고 까탈스럽지만 천만 영화의 대스타다. 그런 박강의 그늘에는 매니저 조윤이 있다.

두 사람은 젊은 시절 함께 오디션에 도전했지만, 박강은 선발되고 조윤은 탈락했다. 친구 사이기에 박강은 조윤을 자신의 매니저로 기용해 현재에 이르렀다.


크리스마스이브, 박강은 연말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차지했음에도 왠지 허전하다. 박강은 쓸쓸한 기분을 풀고자 조윤과 운전기사에게 고기를 먹으러 가자고 한다. 크리스마스이브를 가족과 함께 보낼 계획이던 조윤과 운전기사는 당황한다.

운전기사를 집으로 돌려보낸 조윤은 박강과 술자리를 함께한다. 술자리가 끝나고 조윤은 박강에게 택시를 잡아준다. 박강은 택시 엠블럼 위에 크리스마스트리 모양의 등이 있는 택시에 타게 된다.

취한 박강에게 택시 기사는 뜬금없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건넨다.

“지금 인생이 마음에 들지 않나요? 만약 선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다음날, 잠에서 깬 박강은 깜짝 놀란다. 박강은 옛 연인이던 수현과 결혼하여 두 아이의 아빠가 되어 있었다.

앞서 쓴 글 <패밀리 맨>에서 밝혔듯이 이번에는 한국판이다. [영화를 통해 들여다본 세상]에 걸맞게, 두루두루 자잘하게 할 말이 많다 보니 감독이나 출연 배우들에 대한 정보는 모두 생략한다. 현재 개봉 중인 영화인지라(2023.01.10. 현재) 인터넷을 통해 얼마든지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영화 <스위치>를 통해 먼저 거론하고 싶은 점은 ‘현실과의 괴리’다. 사실 미국에 살아보지 않아서 미국의 경우는 어떤지 모르겠다.


영화 <패밀리 맨>을 보면 뉴욕 펜트하우스에서 살던 잭이 뉴저지 집에서 깨어났을 때, 화면에 나타난 집은 넓은 마당이 있고, 이층에 커다란 창문이 달린 멋진 전원주택이었다. 집의 규모로 놓고 봤을 때, 공익 변호사인 케이트와 타이어 판매점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잭의 벌이로 가능한 집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맞벌이이고, 미국의 외국 집값은 좀 다를 수도 있겠다 싶어 지나쳤다. 앞에서 말했듯이 미국에 살아보지 않아서 이 부분은 뭐라 얘기할 수 없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에는 할 말이 많아진다. 영화 <스위치>에서 박강(권상우)이 깨어난 집은 그냥 가난한 시골집이 아니었다.

붉은 기와가 덮인 조용한 동네에 위치한 단독주택이었다. 2층에 보이는 창문을 통해 다락방 공간도 있음을 알 수 있다. 공식적인 2층 단독주택은 아니어도 적어도 복층 개념의 집이다.

마당에는 커다란 나무도 심어져 있고, 뒤로는 작은 산이 보인다. 빨간 벽돌로 예쁘게 마당을 둘러싸고 있는 안정적인 느낌의 벽과 벽 옆에는 그들의 예쁜 차량도 주차되어 있다.

이 정도 집이라면 꽤 고가일 것으로 보인다. 영화에서는 이 집에 전세로 살고 있다고 나오는데, 집값이나 전세금이나 별 차이가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전세라고 해도 과한 설정으로 보인다.


아내 수현(이민정)은 작은 화실을 운영하고 있고, 남편은 단역 배우로 일하고 있는데, 두 사람의 수입으로 과연 이런 집에서 살 수 있을까 싶다.

단역 배우는 일이 정기적인 것도 아니고, 일이 있다고 해도 요즘 경제 사정에 비추어 생각해보았을 때, 그 수입은 마트 한번 다녀오면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수현의 화실 역시 규모를 보면 임대료나 제대로 낼 수 있을까 싶은데… 그렇기에 그들의 집은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하이브미디어코프 [출처 : https://movie.daum.net]


나 역시 행복이란 경제적 여유보다 가족 간의 유대라고 외쳐왔다. 그러나 여기에서 말한 ‘경제적 여유’란 필요 이상의 부를 축적하는 것을 말한 것이지 가난을 얘기한 것은 아니다.


당장 반찬 살 돈도 없고, 쌀 살 돈이 없다면 행복할 수 없을 것이다. 부부라면 당연히 서로의 부족함을 탓하며 싸울 게 뻔하다. 성품이 좋아 그렇지 않더라도 해맑게 웃으면서 가족의 단란함만 앞세우기는 힘들 것이다.

젊은 부부가 아이 둘을 키우면서 안정된 수입 없이 조용한 동네의 전원주택 수준의 단독주택에 산다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설정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영화적 설정에서부터 핵심이 되는 ‘스위치’, 즉 자고 일어났더니 삶이 바뀌었다는 설정 자체가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그런 판타지적인 비현실을 제외하고 가족의 생활이나 주인공 내면의 변화를 설득력 있게 이끌기 위해서는 나머지 부분에서 더욱 현실을 반영했어야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었을 것이다.


(#2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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