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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지막 네오 Jun 26. 2023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1 #6/14

제목 분석으로 본 <낭만닥터 김사부> 3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분은 읽지 않으셔도 상관없습니다.


또 있다. 병원비 때문에 환자 아들이 나타나 강동주의 멱살을 잡고 큰소리를 친다. 누이와 아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자, 지켜보던 노모가 참지 못하고 아들의 뺨을 때리며 소리친다.


“네 아버지! 평생 너희를 위해서 뼈 빠지게 고생하셨어! 그런데 마지막에 이것도 못 해드려? 네 아버지, 그 정도 대우도 받을 자격이 없는 거야. 너희들한테? 그래, 돈! 없지! 그 원수 같은 돈, 먹고 죽으려도 없는 돈. 그래도 너희 아버지 눈이라도 한번 뜨게 해드리고 싶다면,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까 너희 아버지…”


이 장면에서 바로 화면 전환하여 송현철 과장이 지간호사와 복잡한 상황을 역이용하려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건 꼭 드라마의 극적 전환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몇몇 사람들은 “아이~ 드라마니까…” 하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캐릭터가 만들어진 의미와 나타내려는 의미는 정확하다. 물론 드라마니까 캐릭터의 정해진 패턴은 확연할 수 있다. 그런데 만일, 드라마 캐릭터보다 현실의 사람이 더 매몰차고 악의적인 의도가 있다면 어떨까?


실제로 우리 주위에는 악의적인 냉정함을 실천하는 것이 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이요, 이기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기회를 찾고 기회를 이용하며 기회를 잡는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로 가는 성공의 방법을 그렇게 학습했고, 그것이 올바른 것으로 착각한다. 아! 생각하기도 싫지만, 그것이 현실이다.


제9화의 제목은 ‘선(善)의 경계’이다. ‘불안 요소’로 작용했던 본원 파견 인원들은 결국 습득한 정보를 토대로 김사부와 돌담병원을 압박해온다.

그들이 습득해 도윤완에게 보고한 내용들은 돌담병원 구성원들의 약점이기도 하다. 법과 원칙은 중요하지만, 악의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될 때, 그것은 김사부가 말한 것처럼 더 이상 올바른 원칙이라 보기 어렵다.


도윤완은 보고받은 약점을 이용하기 위해 움직인다. 본원에서 감사와 정신과 의사가 내려온 것이다. 돌담병원은 또 위기의 격랑에 휩싸인다.

강동주는 김사부가 지시하지도 않았는데 신회장을 불러들인다. 김사부는 권력의 압박에 대해 더 큰 권력에 기대어 풀어내 보려는 알량한 강동주의 책략을 비난하며 분노한다.


ⒸSBS TV


정신과 의사 앞에 앉은 윤서정은 극도의 혼란을 겪는다. 결국 대답하다 말고 자리를 뛰쳐나간다.


9화에서도 상황을 설명하는 친절한 내레이션이 이어진다.     


“상처 외면의 시대. 실리를 챙길 수만 있다면 타인의 상처쯤 어찌 되어도 상관없는 사람들, 특권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타인의 아픔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상처조차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는 사람들. 그들 모두가 현실로부터 또는 타인으로부터의 상처를 자기 방어라는 이름으로 외면하고 있었으니…”


윤서정은 남도일에게 사직서를 대신 김사부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하고는 사라진다. 갑자기 정처 없는 신세가 된 윤서정은 우연을 가장해 따라온 도인범과 함께 서울로 향한다.


강동주는 김사부의 명을 받고 윤서정을 찾아 나서고, 결국 거산대병원 본원에서 윤서정을 만나 함께 돌담으로 돌아온다. 거대한 폭풍이 휘몰고 지난 것만 같다. 그렇지만 청춘들은 시련을 극복하면서 한 뼘이라도 더 성장한다. 시련을 극복하면 상처도 덤덤하게 삶의 일부분이 된다.


당일은 금요일이었고, 눈이 많이 내렸다. 두 사람은 돌아오는 길에 아수라장으로 변한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9화 제목의 ‘선’은 ‘선(線)’이 아니라 ‘선(善)’의 경계다. ‘착하다, 선량하다’로 풀어 말할 수 있는 선. 선은 사실 악이 있으므로 해서 선으로 구별될 수 있다. 이러한 선의 경계는 누구의 경계일까?


일단 드라마에서는 바로 윤서정의 경계다. 그녀와 정신과 의사가 본원 복도에서 나누는 대화를 통해 ‘의사’로서 느끼는 선이 일반적인 선과 어떻게 구별되는지 그 경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김사부의 선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도 보여준다. ‘선(善)’은 베푸는 것이고, 언젠가는 그것이 더 큰 선함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배운다.


ⒸSBS TV


제10화의 제목은 ‘CRUSH’이다. ‘충돌’이란 의미다. 10화에서 크러쉬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먼저 박은탁과 최감사의 충돌이다. 박은탁은 진료 금지 명령을 받은 김사부와 대립하는 최감사에게 김사부보다 먼저 나서서 주먹을 날린다. 도윤완의 지시를 받은 최감사는 응급환자가 몰려드는 상황에서도 김사부의 손발을 꽁꽁 묶어두려 한다.


크러쉬의 두 번째 의미는 말 그대로 대형 교통사고를 가리킨다. 아빠를 만나기 위해 찾아오던 최감사의 부인과 딸도 사고 피해자에 포함되어 있었다. 방금까지만 해도 환자 진료를 막아서던 최감사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버린다.

타인과 지인에 대한 인식의 차이, 이 또한 선(善)의 경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7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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