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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지막 네오 Jun 27. 2023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1 #7/14

제목 분석으로 본 <낭만닥터 김사부> 4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원치 않는 분은 읽지 않으셔도 상관없습니다.


10화에서는 수술 후 김사부가 최감사를 만나는 장면을 소개하고 싶다. 최감사는 딸의 수술을 끝마치고 나온 김사부에게 무슨 대가를 바라고 그랬는지 말하라고 한다. 거기에 대해 김사부는 이렇게 말한다.


“열심히 살라고 하는 것은 좋은데, 우리 못나게 살지는 맙시다. 사람이 무엇 때문에 사는지, 그거 알고는 살아야 되지 않겠어요.”


8화에 이어 삶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말하고 있다. 이처럼 <낭만닥터 김사부>에서는 김사부의 명언이 많이 나온다.

깊은 성찰과 아픔을 겪어내야만 가질 수 있는 이런 생각들은, 이 드라마가 문화 상품으로써 소비되는 한낱 대중문화이긴 하지만, 많은 시청자의 높은 지지를 받은 이유가 아닐까 싶다. 물론 몇몇 수치화된 시청률만 가지고 순위를 매겨 선별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많은 사람이 공감한다는 것은 다 그 속내에 분명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10화에서는 처음에 환자로 입원했던 우연화(서은수 연기)가 떠나는 장면이 나온다. 떠나기 전에 짝사랑하던 강동주에게 의사를 그만두고 싶을 때 어떻게 견뎌내느냐고 묻는다. 강동주는 별다른 생각 없이 자기 생각을 얘기해 주지만, 이는 차후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의 씨앗이 된다.


ⒸSBS TV


제11화의 제목은 ‘심리적 엔트로피’이다. ‘엔트로피(Entropy)’라는 말 자체도 어려운 개념인데, 그 앞에 ‘심리적’이라는 말이 붙어 있다. ‘엔트로피’는 ‘무질서’라고 해석하기도 하는데, 독일의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인 클라우지우스(R. Clausius, 1822~1888)가 1850년대 초에 명명한 이름이다.


열역학의 법칙은 설명하기도 이해하기도 어렵다. 그래도 그나마 쉽게 풀어 설명해보면, 자연에 존재하는 에너지가 일정한 방향으로 변화하여 다시 가용할 수 있는 에너지 상태로 되돌릴 수 없게 된 상태를 뜻한다. ‘엔트로피’란 이때 무용한 상태로 전환된 에너지의 총량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 단어 앞에 ‘심리적’이 붙는다면, 그건 ‘심리적으로 소진되어 원상태로 돌아가기 어려운 상태’. 즉,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을 겪은 상태거나 요즘 말로 표현하자면 ‘멘붕’이나 ‘패닉’ 정도로 바꿔 말할 수 있겠다.


도윤완은 여러 번의 실패에도 신회장의 말대로 포기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강동주에게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아예 최종 목표가 김사부임을 직접 드러낸다.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일으킨 가해자 측으로부터 고소까지 당한 윤서정은 분노를 폭발시킨다.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가해자의 어머니는 당사자의 허락도 없이 채혈한 것을 문제 삼아 윤서정을 고소한 것이다. 결국 안하무인(眼下無人)으로 설치는 가해자의 어머니로 인해 김사부까지 나서 담판을 벌인다. 김사부의 참교육 시전에 흐뭇한 윤서정 못지않게 시청자들 가슴도 후련해지는 장면일 것이다.


ⒸSBS TV


‘심리적 엔트로피’라는 11화 제목은 고소와 회유책으로 윤서정과 강동주에게 몰아닥친 심리적 상황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가끔 다쳐서 돌담병원을 찾던 영균(황찬성 연기)의 친구가 탈영하여 돌담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강동주가 수술을 맡는다.


군에서 파견된 헌병단은 단순 탈영범으로 체포하려 하고, 환자의 상태가 안 좋아지자 사망진단서를 병사 처리하려고 한다. 병원장 입장과 군의 입장이 맞아떨어지면서 도윤완은 이미 병사로 처리된 사망진단서를 들고 강동주를 찾아온다. 강동주는 도윤완이 제시한 회유책으로 인해 잠시 갈등하지만, 김사부와 윤서정을 지켜보며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제12화의 제목은 ‘비등점’이다. 비등점은 다른 말로 ‘끓는점’이라고도 한다. 즉 물을 끓이면 어느 한계점 이상으로 더 이상 온도가 올라가지 않고 기체로 변화하는 지점을 말한다. 이것을 사람에게 갖다 붙이면, 음… ‘더 이상은 못 참아!’ 정도라고나 할까?


제목의 해석 그대로 12화를 기점으로 김사부와 도윤완 사이의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됨을 의미한다. 12화의 후반부 장면에서 김사부가 신회장을 찾아가 수술을 위한 입원 날짜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김사부도 지금까지의 상황을 도윤완처럼 생각해서 순서대로 배치하기 시작한 것이다. 차이점이라면 도윤완은 상대의 파괴를 목적으로 하고, 김사부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내기 위해서라는 점이 다르다.


12화에서 김사부와 강동주가 이번에는 ‘오다가다’에서 술로 베틀이 붙는다. 김사부는 아직 갈등하고 있던 강동주에게 탈영병을 수술하는 장면을 녹화한 파일을 넘기며 네가 알아서 하라고 한다.


(#8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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