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集 사랑하는 이에게…
고요한 밤이 되었다.
별이 뜨고
하늘 저 위로 별똥이 져도
소란함 없이
바람만 한솔 불어 지난다.
아는 이 많아도 외로운 사람 하나 있다.
이 밤 적막을 태우려는지
소망의 불을 밝힌다.
마음속 독백은 편지를 쓴다.
촛불아! 나를 밝혀줄 필요 없어...
내게는 아직도 사랑이 남아있어
네 빛 없이도 견딜 수 있단다.
그녀에게로 가거라
그녀에게로 가서
예쁜 마음 밝게 비추어 주렴.
그녀는 내 사랑을 모른단다.
너는 선물 되어
커다란 소리 말고
아주 작은 몸짓으로도 말며
빛만을 유유히 빛내야 한다.
어둔 마음 있으면
그 안을 밝게 밝힐 뿐
다른 아무런 요행은 말아라!
단 너의 빛은 진실해야 한다.
답답하다고 내 사랑 말해 버린다면
그녀는 더욱 멀어지고 말지 모르니
아무런 동요 없이 조용히 그녀를 밝혀라.
그녀의 눈동자와 온 심정을
태고의 맑은 순수로 되돌리면
외로울지언정 나 행복할 테니...
촛불은 호로록 흔들리더니
가늘한 눈물만 한 방울
주르르 흘리며 알겠다고 시늉한다.
무려 35년 전에 썼던 글들을 찾았다. 바닷속에서 보물을 찾아낸 것만 같다.
이 시는 1987년 11월 4일부터 노트에 적어놓은 글 중에 한 편이다.
날짜 표기가 있는 것은 옮겨 적으나 날짜 표기가 없는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어린 소년 시절의 습작이라 부족하고 엉망이지만 가능한 있는 그대로 올린다.
그 시절 순수했던 ‘소년의 나’를 그리워하며, 온통 사랑으로 분칠 해놓은 부끄러움을 꺼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