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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헥토르 Nov 05. 2018

야근 때 생각 37

시간: 17:30


시간의 개념은 많은 상황적 전개를 만들어 나가는 통로이자 원천이다. 이 시간이라는 것 때문에 얼마나 많은 역사가 태어났고, 또 많은 사람들이 생과 죽음을 맞이했다. 

회사도 시간이라는 틀에서 전혀 벋어 날 수가 없는 오히려 너무나도 밀접하여 시간이 없이는 회사도 존재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고, 정해진 납기에 물건을 맞춰야 하고, 정해진 시간에 미팅을 해야 하며, 정해진 시간에 매출을 하고, 정해진 시간에 제출을 하여 정해진 시간에 보상을 받는다. 이 정해진 시간이라는 것이 질릴 정도로 칸막이를 쳐놓아, 이 칸막이 사이로 여러 가지 보이지 않는 숱한 이야기들이 우리 회사 생활에 스며들어있다. 특히 정해진 시간에 매출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많은 이야기 그리고 정치적 논리, 논리 정연한 업무에 때로는 비상식적인 매너리즘도 통하게 된다. 일일 매출한다는 것, 주 매출을 한다는 것, 월 매출을 한다는 것, 분기 매출을 한다는 것, 연간 매출을 한다는 것. 시간은 끊어짐의 연속이며 단절의 연속이어서, 어디가 일정 시간이 분리되는 기점에 들어 설 때면 인간의 심리는 미묘하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옛날에 탄자니아에서 약속시간을 어중간하게 몇 시 가량에 얘기해 놓고, 2~3시간 동안 사람을 기다렸던 그런 유연한 생활이 한껏 그립기도 하다. 인도 라다크에서는 정해진 숫자의 시간보다 대략 점심 혹은 해 질 녘으로 구분하여 우리의 삶을 구분 지었던 그 순간들. 지금 회사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잔인하게 시간을 난도질을 해, 때론 숨이 막혀 답답할 때도 있다. 그것을 그리고 우리는 문명사회라 하는데, 문명사회에서는 시간과 인간성이 더욱더 메말라 가는 것인가 보다. 그래도 이 시간의 관리는 바쁜 세상을 효율적 움직이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는데, 그래도 나는 그 난도질되는 시간보다는 기다림의 미학을 꿈꾸며 회사를 다녀본다. 문명사회에도 분명 사람은 존재하고 숨 막힐 정도로 시간을 금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시간의 본질을 진정 고민하는 시간의 마법사도 존재하니까, 그 마법에 우리도 따라가 보았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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