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온 편지

by 박준영

"아르테미스 2호, 너무 경이롭습니다. 지구, 지구. 너무 경이로워요"


푸른별보다 태양 은빛에 더 가까워진 아르테미스 2호는 그렇게 말했다. 1972년 12월 '아폴로 12호' 이후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달을 향해 날아가는 유인 우주선은 순항 중이다. 달의 여신이라 명명한 기체의 여정은 이름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고향을, 아니 자신의 분신을 향해 가듯 담담하고 분명하게 나아가고 있다.


지구인 4명을 제외한 인류의 기념사진이 우주에서부터 지구로 보내졌다. 둥근 별, 푸르고 아름다운 우리들의 고향. 북극부터 남극까지 한눈에 보인다. 대륙이 담겼고 오로라가 축복하듯 수내려있다. 탑승자 빅터 글로벌은 그 모습을 두고 "이곳에서 내려다보면 여러분은 하나의 존재로 보인다"며 소감을 말했다. 어디에서 왔건, 어떻게 생겼건 우리는 인류라고 덧붙이며.


몇 장의 단어로 형언하기 어려운 마음 덩어리가 품에 안겨진다. 그리고 초라한 답신이 지구에서 온 편지라는 이름으로 보내진다. 안녕하지 못한 세계로부터 안녕하기를 바라며. 개인의 아픔이 넘쳐난다. 누군가의 마음에 공감하지 못하는 시대라고 혹자는 말한다. 겪는 모든 감정은 개인의 것이고, 기쁨도 슬픔도 결국은 사라진다. 더구나 기쁨을 이겨내는 어려움보다 슬픔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게 쉽지 않다.


너무도 아름다운 별. 가까이에서 보면 그 슬픔은 입에 담기조차 괴롭지만 멀리서 보면 너무 예뻐 눈물이 난다. 어쩌면 이 별은 포기하지 않은 찬란한 인간들의 눈물로 푸르러진 보살핌의 땅이지 않을까. 몇몇 미치광이가 병들게 하여도 절대다수가 여전히 세상을 세상으로 남을 수 있도록 품는다. 그게 경이로운 지구니까.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인간은 참으로 경이로운 존재라고. 최고의 모습일 때는 싸구려 니켈 도금 천사 같지만, 최악의 모습일 때는 형언할 수 없고 상상조차 할 수 없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언제나 냉소 그 자체라고. 너무 경이로워요. 지구, 지구. 너무 경이롭습니다. 누군가 나의 모습을 보고 그렇게 말하기를 바라며.


지구에서 온 편지.png ⓒ 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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