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

고통을 느끼지 못하면 더 큰 상처로 남을 수도

by 꼬솜

요즘 들어 왼 어깨와 팔이 자주 아프다. 팔을 들어 올릴 때만 좀 불편했다가 이젠 좀 무게가 나가는 것을 들거나, 팔을 뻗을 때마다 참지 못할 통증이 찾아온다. 그럴 땐 오른손으로 왼팔을 감싸 안는다. 한참 동안 꼭 안고 있으면 서서히 고통이 사그라든다. 언발에 오줌 누듯 순간순간 모면한다. 몸은 통증으로 끊임없이 신호를 보낸다. 고장 났으니 더 늦기 전에 제발 고쳐 쓰라고. 못 들은 채 할수록 감싸안는 횟수는 많아지고 시간은 길어진다. 괴로워서 '악' 소리가 절로 난다. 그럼에도 병원 갈 마음은 아직 없다.


몸이 보내는 신호에 둔감한 내가 마음이 보내는 신호라고 잘 들여다봤을까. 엄마가, 아빠가, 친구가, 아이가, 그리고 남편이, 나와 관계 맺은 사람이 보내는 신호를 얼마나 못 들은 채 한 걸까. 그들과 나는 곪아 터지는데 모른 척 눈감아 버린 수많은 순간순간. 무감각해질수록 더 깊어지는 감정의 골, 돌이키지 못한 채 끝나버렸던 관계. 무너지고 고장 난 관계를 꿰매어 주고 고쳐주는 병원은 없나. 있다한들 가긴 했을까.


모른 채 한다고 사라지지 않겠지. 순간만이라도 아픔을 사그라지게 할 마음의 오른손은 없을까. 아픈 마음을 꼭 감싸 안아 줄. 언발에 오줌이어도 좋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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