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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솜 Nov 28. 2023

폐마스크 이젠 안녕

무너져 내리던 남극 빙붕과 하와이 근처 쓰레기 지대 GPGP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한 다해와 다가는 2025년 지구 챔피언상 수상자로 뽑혔다.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상을 받으려던 순간이었다.


2천 년 만에 처음으로 두 센터장 모두 없는 걸 어찌 알았는지 두두리 마을에 휘이익 휘이익 회오리바람이 매섭게 휘몰아쳤다. 마을 사람 모두 잠든 밤이었다. 바람 타고 날아가던 마스크는 태화강에 사는 논병아리 목을 낚아챘다. 또 다른 마스크는 억새 군락지에서 제 갈길 가던 담비 꼬리를 칭칭 감았다. 쌀미꾸리들은 강에 떨어진 마스크가 해파리인 줄 알고 먹었다가 목이 콱 막혔다. 만석골 저수지엔 붕어가 떠올랐다. 두두리면 현실이 되는 마을인 울산 북구 달천동에 어둠이 덮치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파스락 거리는 낯선 소리에 다온이와 나오가 잠에서 깼다. 창문을 열자 빨주노초파남보 마스크가 끊임없이 들이쳤다. 코로나 19 이후, 우리나라에서 생기는 폐마스크가 하루에 80톤이라더니, 다 두두리 마을로 모였나 보다. 폐마스크가 전력 센터 엔진을 막는 바람에 전기도 나갔다. 다온은 다혜에게 현재 상황을 무전으로 알렸다. 현지 상황을 보고 받은 다혜와 다가는 바로 센터로 돌아왔다.


다해는 비상 전력 시스템을 켜서 비상 알람을 작동시키며 폐마스크가 마을을 삼키는 중이라고 안내 방송했다. 다가는 다온과 나온 팀으로 나눠해야 할 일을 알려줬다. 다온은  1팀, 2 팀원과 센터에 들이친 마스크를 주웠다. 나오는 3팀, 4팀, 5팀과 센터 밖으로 나가 팡팡을 꺼내 회오리바람을 멈췄고 사방에 흩어진 폐마스크를 모았다. 논병아리, 담비, 쌀미꾸리와 수많은 태화강 동물을 괴롭히던 폐마스크를 떼어냈다. 다가는 트레시 프레소 원, 투, 쓰리  3개를 모두 켰고  6팀은 모아 온 폐마스크를 나눠 넣었다.


2021년에 아서황은 태양광을 이용하는 트래시 프레소를 개발했다. 두두리 과학자들은 2년 전에 트레시 프레소를 개발한 대만의 미니위즈사와 협약을 맺었다. 올해 초 트레시 프레소 5 프로토 타입을 만들었고 안전성 검증 중이다. 트레시 프레소 5는 최첨단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더하여 밤이나 흐린 날에도 전력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엔진 업그레이드로 처리시간은 3분에서 1분으로 줄어들었으며, 처리 용량은 스무 배가 늘어 하루에 10톤을 재활용할 수 있다. 플라스틱을 소각하면 대기오염 주범인 다이옥신이 만들어지는데, 이  배출 가스를 줄이기 위해 정확한 연화 온도로 플라스틱을 녹였다. 어쩔 수 없이 배출되는 유기 화합물은 공기필터로 걸러냈다.


다해는 트래시 프레소 5 안정성 검증 일정을 당겼다, 폐마스크가 두두리 마을을 삼켰듯 쓰레기들이 지구를 다 삼키기 전에 전 세계에 친환경 쓰레기 처리기계를 보급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만 되면 폐마스크와 플라스틱이 땅과 바다를 오염시키는 일을 줄일 수 있겠지?



#라이트라이팅 #라라크루6기 #북적북적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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