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살 강호와 아홉 살 붕붕이
면허딴지 3주 차
작년 11월 말에 남편이 새 차를 사면서 여덟 살 붕붕이를 강호에게 물려줬다. 운전면허를 따보겠대서 드라이빙 스쿨을 6시간에 400불에 등록했다. 이놈 시키! 무슨 깡인지, 공부도 안 하고 필기시험을 보러 가셨다. 결과는 참혹 그 자체. 두 번이나 떨어졌고, 세 번째에 간당간당 붙었다. 한 번에 붙을 거란 기대와 달리 면허 따는데 시간이 꽤 걸렸고, 차고에서 밀려난 붕붕이는 주인도 없이 도로가에 한참을 있었다.
퍼밋(practice permit)은 필기시험 통과자에게 주는 조건부 면허증이다. 만 21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가 같이 타야 한다.
어렵사리 손에 넣은 퍼밋으로 사고 지대로 치신 아드님. 점심시간에 잠시 마실 나갔다가 친구에게 차를 몰아보고 싶다고 했고, 그 애는 허락했다. 헌데 그 애 차가 스포츠 카였다. 그런 차를 운전해 본 적이 없는 이놈은 차의 속도를 감지 못한 상태에서 방향 지시등 켜는 것도 깜빡한 채, 빠른 속도로 유턴했다. 문제는 그 차에 열여덟 살짜리만 둘 있었다는 것. 하필 그때 거기에 경찰이 이 모든 것을 지켜봤다. 이상한 낌새를 챈 경찰관은 애들 있는 쪽으로 갔고, 딱지를 끊었다. 제일 비싼 놈으로다가! 4월 초 집으로 날아온 통지서. 415달러를 법원에 가서 내라는 종이를 들이미니까 그제야 이실직고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예정됐던 실기시험이 또 미뤄졌다. 드디어 5월 13일 실기시험은 단번에 통과. 주말이라 보험 가입이 안 되므로 월요일이 되길 기다렸다가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고 붕붕이 키를 육 개월 만에 받았다.
이 녀석! 키를 받자마자 붕붕이를 끌고 나갔다. 시속 55마일(88km), 편도 4차선 차들이 쌩쌩 달리는 길을 겁도 없이.
남편이 조지아로 일주일간 출장을 가서 강호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출퇴근했다. 콩알만 했던 녀석이 언제 이리 다 컸는지. 기분이 참 묘했다. 미국 오기 바로 전에 교통사고를 크게 내는 바람에 남편과 아들은 운전대를 잡지 못하게 한다. 가고 싶은 시간에 원하는 곳을 갈 수 있어 신난 강호가 그저 부럽다. 부러운 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