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창작 연습 기말과제
제 이름 석 자 생김새 모르는 까막눈 성자씨
여덟 살 오빠는 밤마다 안방으로 갔고
세 살 나는 몰래 둘만 맛난 거 먹는다 골이 났다
두 해가 가고
눈물 콧물로 얼룩진 수첩은 나에게로
육지년이라 망치로 맞았던 성자씨
삐죽 나온 손가락 보며 입을 삐죽거렸다
빙신이다 빙신이 되뿌따
몸에도 맘에도 가득했던 멍울
고스란히 수첩에 녹아든
마흔 살 성자씨 인생
한 글자 쓸 때마다 입은 쓰디썼다
뜻 모를 글에 가슴은 아렸다
살갗을 파고든 한 서린 울분 위에
매일 밤 멍울꽃은 피고 졌다
두 해가 가고
눈물 콧물로 얼룩진 수첩은 성자씨에게로
엄마 내일부터 안 올래
마지막 숨트멍이 막히던 날
성자씨 슬픔은 말라갔다
* 에세이로 시를 만들 수 있다는 참신한 김민섭 교수님 강의
지난 학기 기말, 이번 학기 중간 과제로 냈던 에세이 두 편을 시로 만들었다
시라 우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