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꼬솜 Dec 02. 2023

까막눈 성자씨 수첩

시창작 연습 기말과제 

제 이름 석 자 생김새 모르는 까막눈 성자씨

여덟 살 오빠는 밤마다 안방으로 갔고 

세 살 나는 몰래 둘만 맛난 거 먹는다 골이 났다


두 해가 가고

눈물 콧물로 얼룩진 수첩은 나에게로


육지년이라 망치로 맞았던 성자씨

삐죽 나온 손가락 보며 입을 삐죽거렸다

빙신이다 빙신이 되뿌따


몸에도 맘에도 가득했던 멍울

고스란히 수첩에 녹아든

마흔 살 성자씨 인생


한 글자 쓸 때마다 입은 쓰디썼다

뜻 모를 글에 가슴은 아렸다

살갗을 파고든 한 서린 울분 위에

매일 밤 멍울꽃은 피고 졌다


두 해가 가고 

눈물 콧물로 얼룩진 수첩은 성자씨에게로 


엄마 내일부터 안 올래 

마지막 숨트멍이 막히던 날 

성자씨 슬픔은 말라갔다


* 에세이로 시를 만들 수 있다는 참신한 김민섭 교수님 강의 

지난 학기 기말, 이번 학기 중간 과제로 냈던 에세이 두 편을 시로 만들었다

시라 우겨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3주 차 프리라이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