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알람이 떠서 아침 산책하는 동안 '동네아줌마'란 필명으로 활동하는 문창과 학우님 글을 읽었다. 김상욱 교수의 신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리뷰에서 딱 하나 건진 단어라고 힘주어 말했던 '창발' 처음 듣는 단어라 기억하겠다고, 감사하다고 댓글로 남겼다.
집에 돌아와서 영어로는 뭘까 궁금해 찾아보니 'emergence'
깜짝 놀랐다. 엥? 니가 거기서 왜 나와? 모두가 다 아는 그 이머전시? 거기서 온 단어인겨? 어원이 뭔디 emergency는 왜 '비상(사태)'으로 쓰이고, emerge는 걍 '나타나다'인겨! 뭐 이런 씨잘데 없는 궁금증이 들어 검색 좀 했다.
'emerge'는 '드러나다', '생겨나다'란 뜻의 영어 단어다. 중세 라틴어 'emergentia(나타남)'에서 왔고 프랑스어를 거쳐 다시 영어로 차용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고 한다. '창발'로 시작해 중세 라틴어 어원까지.
묻는 김에 아까 궁금했던 '드러나다'란 뜻이 왜 어미 좀 바뀌었다고 '응급', '비상'이 되었는지 궁금해서 챗 GPT에게 물었다. 이놈 시키! 30초도 안 지나 이리 긴 문장을 뚝딱! 난 읽는 데만 몇 분이 걸리는데...
Emerge is a verb that is often used to describe a situation in which something appears or becomes known, especially suddenly or unexpectedly. An example of this might be a news article reporting that a new disease has emerged in a particular area. In this case, emerge means to come into view, to become noticeable, or to surface.
Emergency, on the other hand, is a noun that describes a situation that requires immediate action to prevent harm or damage. An example of an emergency would be a fire breaking out in a building or a person having a heart attack. In these situations, quick and efficient action must be taken to prevent further harm or loss.
While the two terms are related in that they both refer to situations that are sudden and often unexpected, they refer to different aspects of those situations. Emerge refers to the appearance of something new, while emergency implies a need for urgent action to deal with a dangerous or threatening situation.
바라던 속 시원한 답변은 아니지만, 둘 다 갑작스럽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사용되는 단어임을 밝히고, 동사형인 'emerge'는 새로운 상황이 나타나는 데 중점을 두며, 명사형인 'emergency'는 위험하고, 위협적인 위급한 상황을 의미한다고 또 한 번 정리하는 똑띡이
지각하지 못하더라도 삶에서 꾸준히 일어나는 '창발' 일상이 지리하게 반복되는 것 같지만, 한순간이라도 똑같은 적이 있던가. 살아내는 한 걸음 한 걸음 더 자세히 보게 만드는 이 말이 참 좋다. 어여 장기 기억 속으로 가거라. 잊히지 않도록.
